378. 東風이 건듯부니/ 윤 선 도
[원본]
東風이 건듯부니 믉결이 고이닌다
東湖를 도라보며 西湖로 가쟈스라
두어라 압뫼히 지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역본]
샛바람 잠깐 부니 고운 물결 일어난다
동쪽 호수 돌아보며 서쪽 호수 찾아가자
앞산은 차츰 지나고 저 뒷산이 다가온다.
[감상]
윤선도(尹善道 1587~ 1671)는 조선시대의 중기와 후기의 문신이자 작가 및 음악가이다. 여러 관직을 거친 후, 보길도(甫吉島)에 은거하였고, 그 때 보길도를 배경으로 ‘어부사시사’를 지었다고 전한다. 또, 양주의 고산(孤山)에 은거하기도 했으며, 1657년 동부승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일생 중 여러 번 파직 및 유배를 겪었다.
이 작품은 ‘어부사시사’ 중 ‘춘사(春詞) 제3’이다. 초장을 본다. ‘동풍’은 ‘’봄바람‘ 또는 ’샛바람‘을 이른다. 그리고 ’건듯‘은 ’문득‘이나 ’잠깐‘을 가리킨다. 또, ’고이닌다.‘는 ’곱게 일어난다.‘라는 뜻이다. 샛바람이 잠깐 불어도 물결은 곱게 일어나는 봄이라는 말이다. 중장을 본다. ’가쟈스라‘는 ’가자꾸나‘라는 말인데, 나는 용기 있게 ’찾아가자‘라고 풀었다. 가는 길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압뫼‘는 ’앞산‘을 가리키니 당연히 ’뒷뫼‘는 ’뒷산‘이다. 배가 앞으로 나아가니 앞산은 지나가 버릴 테고 뒷산이 다가올 텐데, 그건 무슨 말인가? 산은 일이 아닐까.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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