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 갈 때난 靑山이려니/ 작가 미상
[원본]
갈 때난 靑山이려니 올 때 보니 黃山이로다
산천도 변하거든 낸들 아니 늙을쇼냐
두어라 저리 될 人生이니 아니 놀고 어이리.
[역본]
갈 때는 여름 산이 올 때 보니 이 가을 산
산과 내도 바뀌는데 나만 어찌 안 늙을까
저리 될 우리 삶이니 아니 놀면 어찌 할까.
[감상]
초장을 본다. ‘청산’은 ‘푸른 산’인데, ‘여름 산’을 가리키고, ‘젊음’을 나타낸다. 그 반면에 ‘황산’은 ‘누른 산’이고 ‘가을 산’을 가리키며 ‘늙음’을 나타낸다. 떠날 때는 ‘푸른 산’을 보고 떠났는데 돌아오면서 보니 그 산이 ‘누른 산’으로 변해 있었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음을 가슴으로 슬퍼하고 있음을 알겠다. 산이라는 게 우리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 존재인데 그리 변한 모습이 어찌 안타깝지 않겠는가. 중장을 본다. 여기서는 노골적이다. 이렇듯 산과 냇물도 바뀌는데 나인들 늙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는 말이다. 모든 게 세월이 흐르면 늙는 쪽으로 가게 마련인데 나만 어찌 그걸 벗어날 방도가 있겠느냐는 하소연이기도 하다. 자연의 섭리가 그러하니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자포자기라고나 할까. 이왕 늙게 될 우리 삶이니 실컷 놀기나 하자는 말일 것 같다. 하지만 마음을 조금만 바꾸면, 늙게 될지언정 무언가 가치 있는 해야 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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