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靑山은 내 뜻이오/ 황 진 이
[원본]
靑山은 내 뜻이오 綠水난 님의 情이
綠水 흘러간들 靑山이야 變할손가
綠水도 靑山 못니저 우러 예어 가난고.
[역본]
푸른 산은 내 뜻이요 초록 물은 임의 정이
초록 물 흘러가도 푸른 산이 바뀔 건가
그 물도 이 산 못 잊어 긴 울음을 끄느냐.
[감상]
황진이(黃眞伊)는 생몰 연대가 확실하지 않다.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기녀로 중종과 명종 때에 활동했다고 한다. 다른 이름은 ‘진이’(珍伊) 또는 ‘진랑’(眞娘)이고, 기생 이름은 ‘명월’(明月)이다. 시와 그림 외에 춤도 잘 추었고 학문도 뛰어났다.
초장을 본다. ‘청산’은 글자 그대로 ‘푸른 산’인데, 황진이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 반면에 ‘녹수’는 ‘초록 물’인데, ‘임의 정’을 가리키고 있다. 자신의 정은 푸른 산과 같이 바뀜이 없는데, 임의 정은 흐르는 물처럼 바뀜이 있다는 말이다. 중장을 본다. 그렇기에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임이야 그 마음이 물처럼 변하더라도 나는 그 마음을 산처럼 언제까지나 간직하겠다는 말이다. 그 마음이 비장감마저 갖게 만든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흘러가는 초록 물을 보니, 물소리가 요란하다. 그 까닭은, 푸른 산을 못 잊어서 울기 때문이 아닐까. ‘녹수도 청산 못 잊어’는 ‘놀던 청산이 그리워서’라는 뜻이다. 그리고 ‘우러 예어’는 ‘울면서’라는 말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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