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3. 재너머 成勸農집의/ 정 철
[원본]
재너머 成勸農집의 술닉닷말 어제 듯고
누은 쇼 발로 박차 언치 노하 지즐타고
아해야 네 勸農 겨시냐 鄭座首 왓다 하여라.
[역본]
고개 너머 권농 집에 술 익었단 말을 어제
누운 소 일으켜서 털 헝겊만 눌러 타고
아이야 네 어른 계시냐 내가 왔다 하여라.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자(字)는 ‘계함’(季涵)이고 호(號)는 ‘송강’(松江)이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55세 때는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봉하여졌다.
초장을 본다. ‘성권농’에서 ‘성’은 ‘성씨’를 가리키고, ‘권농’은 ‘지방의 방(坊)이나 면에 딸려 있으면서 농사 일을 권장하던 유사’를 가리킨다. 그러면 ‘성권농’은 누구인가? 우계(牛溪) 성혼(成渾)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냥 ‘권농 집’이라고 했다. 중장을 본다. ‘언치’는 ‘안장 밑에 까는 털 헝겊’이다. 얼마나 급했으면 안장도 없이 그리했겠는가. 종장으로 간다. 여기에서 ‘권농’을 또 들먹일 필요가 없다. ‘정좌수’는 작가 자신을 뜻한다. ‘좌수’는 ‘향도의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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