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2. 대우해 심근 느티/ 정 철
[원본]
대우해 심근 느티 몃해나 자란난고
씨디여난 휘초리 저거티 늙도록애
그제야 또 한잔 자바 다시 獻壽 하리라.
[역본]
높이 심은 느티나무, 몇 해나 자랐을까
씨 뿌려 난 나뭇가지 저와 같이 살도록 해
그때야 또 한 잔 잡아 장수 술잔 올리리.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자(字)는 ‘계함’(季涵)이고 호(號)는 ‘송강’(松江)이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55세 때는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봉하여졌다.
초장을 본다. ‘대 위에 심근’은 ‘높은 자리에 옮겨 심었다.’라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높이 심은’이라고 했다. 느티나무는 참으로 오래 산다. 천 년을 산 나무들도 많다. 중장을 본다. ‘휘초리’는 ‘휘추리’인데, ‘곧게 뻗은 가늘고 긴 나뭇가지’를 이른다. 그리고 ‘늙도록애’는 ‘오래 살도록 해’라는 뜻이다. 중장의 나무는 씨를 뿌려 난 실생묘이다. 종장으로 간다. ‘헌수’는 ‘오래 살기를 바라는 뜻으로 술잔을 올림’이라는 말이다. 실생묘가 노목이 됐을 때 다시 장수 술잔을 올리겠다는 마음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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