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1. 이몸 허러내여/ 정 철
[원본]
이몸 허러내여 낸믈의 띄오고져
이믈이 우러녜여 한강 여흘 되다하면
그제야 님그린 내 병이 헐할법도 잇나니.
[역본]
이 몸을 조각조각 냇물에 띄워 보자
이 물이 울고 가서 큰 강 여울 되고 나면
그 때야 임 그린 내 병 나을 수도 있으니.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자(字)는 ‘계함’(季涵)이고 호(號)는 ‘송강’(松江)이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55세 때는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봉하여졌다.
초장을 본다. ‘허러내여’는 ‘헐어내어’인데, 나는 이를 한 발 더 나아가서 ‘조각조각’이라고 했다. ‘띄오고져’는 ‘뜨게 하고 싶다.’라는 말인데, 나는 과감하게 ‘띄워 보자.’라고 풀었다. 중장으로 간다. 여기에서의 ‘한강’은 ‘서울에 흐르는 강 이름’일 수도 있고, 글자 그대로 ‘큰 강’일 수도 있다. 종장으로 간다. 서울의 한강이라면 여기 임은 바로 ‘임금님’이다. 임금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병이 들었다. 그렇기에 한강 여울이 울음 소리를 크게 내면 임금님의 귀에도 들리기를 기대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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