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이몸 허러내여/ 정 철

시조시인 2024. 4. 6. 05:40

381. 이몸 허러내여/ 정 철

 

[원본]

 

이몸 허러내여 낸믈의 띄오고져

이믈이 우러녜여 한강 여흘 되다하면

그제야 님그린 내 병이 헐할법도 잇나니.

 

 

 

[역본]

 

이 몸을 조각조각 냇물에 띄워 보자

이 물이 울고 가서 큰 강 여울 되고 나면

그 때야 임 그린 내 병 나을 수도 있으니.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계함’(季涵)이고 호()송강’(松江)이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55세 때는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봉하여졌다.

  초장을 본다. ‘허러내여헐어내어인데, 나는 이를 한 발 더 나아가서 조각조각이라고 했다. ‘띄오고져뜨게 하고 싶다.’라는 말인데, 나는 과감하게 띄워 보자.’라고 풀었다. 중장으로 간다. 여기에서의 한강서울에 흐르는 강 이름일 수도 있고, 글자 그대로 큰 강일 수도 있다. 종장으로 간다. 서울의 한강이라면 여기 임은 바로 임금님이다. 임금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병이 들었다. 그렇기에 한강 여울이 울음 소리를 크게 내면 임금님의 귀에도 들리기를 기대한다(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