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 門前의 梧桐 수문 뜻은/ 김 응 정
[원본]
門前의 梧桐 수문 뜻은 鳳凰 올라 숨어떠니
鳳凰은 아니 오고 烏鵲만 진 친다
童子야 법비 나가 烏鵲을 쳐라
[역본]
문 앞에 오동목을 봉황 올까 심었더니
그 새는 안 오는데 모여드는 까막까치
동자야 얼른 나가서 저 새들을 쫓아라.
[감상]
김응정(金應鼎, 1527~ 1620)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다. 본관은 도강(道康)이고 자(字)는 사화(士和)이며 호는 해암(懈菴)이다. 그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명종비인 문정왕후가 죽었을 때를 비롯하여 명종과 선조가 죽었을 때 비록 관직은 없었지만 상복을 입고 상사에 임했다. 또, 임진왜란과 정유왜란 때에는 의병장을 도왔다. 현존하는 그의 시조 작품은 ‘해암문집’ 가곡조(歌曲條)에 겨우 8수만이 전하고 있다.
이 시조의 제목은 ‘척거흉당’(斥拒凶黨- 흉악한 무리를 내쫓고 나서)이다. 즉, 인목대비(仁穆大妃)를 폐위해야 한다는 상소문을 빼앗아 찢고 나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초장을 본다. ‘문전’은 ‘문 앞’이고 ‘오동’은 ‘오동나무’이며 ‘봉황’은 ‘상서로운 상상의 새’이다. 중장으로 간다. ‘오작’은 ‘까마귀와 까치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즉, ‘까막까치’이다. ‘진 친다.’는 ‘병사들의 대열을 구축하고 거기에 의지하다.’를 말한다. 여기에서 많이 모여든다는 뜻이다. 종장으로 간다. 그래서 쫓으라고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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