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8. 문노라 버리 바회야/ 김 우 굉
[원본]
문노라 버리 바회야 엇디하여 버러난다
萬頃蒼波水랄 다 마시랴 버러난다
우리도 人間飜覆 몬내 우서 버런노라.
[역본]
묻는다 이 바위야 어찌하여 벌렸느냐
푸른 물결 그 모두를 마시려고 벌렸느냐
우리도 삶의 뒤집힘 우스워서 벌렸단다.
[감상]
김우굉(金宇宏1524~ 1590)은 조선 중기의 문인으로 경상북도 성주(星州) 출신이다. 본관은 의성(義城)인데 자(字)는 경부(敬夫)이며 호는 개암(開岩)이다. 중종 37년에 향시 수석 합격하였고, 1566년 별시문과에 급제해 예문관검열이 되었으며, 여러 관직을 거친 뒤에 1578년 사복시정을 거쳐 동부승지 및 대사성 등을 지내고 이듬해 병조참의 및 승지에 이르렀으나, 이수의 옥사로 파직되었으며, 60세 때 홍문관 부제학이 되었고, 1589년 관직에서 물러난 후에 고향인 성주로 돌아갔다.
이 시조는 개암십이곡(開巖十二曲) 중 ‘개암’이다. 초장을 본다. ‘개암’은 ‘경북 상주군 중동면 맷고레 있는 바위’를 가리킨다. ‘버리 바희야’는 ‘입을 벌린 바위야’라는 말이다. 나는 벌렸다는 말이 계속되므로 ‘이 바위야’라고 쉽게 풀었다. 중장으로 간다. ‘만경창파수’는 ‘만 이랑의 푸른 물결 물’이라는 뜻이다. 이제는 종장으로 간다. ‘인간번복’은 ‘우리 삶의 이리저리 뒤집힘’을 가리킨다. ‘우서’는 ‘우스워’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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