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 소리] 편
가재 이야기
김 재 황
앞으로만 꼭 가느냐? 나는 뒤로 잘 다닌다,
굴속 깊이 머물러서 이 세상을 잊다 가도
바윗돌 가볍게 지고 ‘단잠 잔다, 긴 밤 내내.’
잘 숨어서 사는 나를 건드리진 제발 마라!
두 눈 감은 듯싶지만, 집게발은 열려 있다,
살가죽 꼬집혀 봤지, ‘왈칵 눈물 쏟고 만다.’
그래 나는 깊은 산골 박혀 사는 촌놈이다,
솔바람에 마음 닦고 물소리에 몸 씻으니
부럽긴 뭐가 부럽나? ‘꽃도 핀다, 가슴 가득.’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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