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민족사이버문학상 심사평]
새 세기의 신선한 문학
‘사이버문학상’이라는 상의 이름이 신선해서 좋다. 제1회 수상작 전부가 신선하다. 이 문학상의 제정을 고맙게 생각하고, 수상자 여러분께 축하를 드린다.
대상의 수상자로 김재황 시인이 뽑히고 수상작은 시조 세 수다. 일반 공모전 입상과 달리 수상 작품이 복수라는 점도 심사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에 들어 편안하다. 수상자의 문학세계를 좀 더 널리, 그리고 깊이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김재황 시인의 신작 시조 3편에서 일관된 장점과 가치를 발견한다.
‘황토의 노래’는 향토색 짙은 흙과 흙빛, 흙내, 그리고 흙먼지 등의 물리적 배경을 곧바로 마음과 가슴의 풍경으로 전개시킨다. 그 그림에 원근법이 잘 살아 있다. 시각 영상을 통해 자극되는 상상을 ‘인간’이 다스린다. 황소울음도 먹구름도 결국은 인간의 고향길에서 “맨손에 속살”로 닿는 따뜻함과 서러움 때문에 그 자리를 “떠날 수 없게 발에 붙는 정”에 얽혀 있게 마련이다. 여기서는 인간이 자연에 투입된다기보다 양쪽이 온전히 합일을 이루고 있다.
‘그 작은 별꽃이’에서 시인은 별과 꽃과 우주가 하나로 얽힌 공간에 반짝이고 있는 희열의 ‘눈맞춤’을 선사한다. 작은 것과 큰 것이 하나가 되면 먼 곳이 바로 눈앞에 다가선다. 깨달음의 경지라 하겠다.
‘행보’를 보면 하얀 눈길이 내는 ‘뾰드득’ 소리가 들린다. 이 길을 걷는 이가 가끔 뒤를 돌아본다. 청결한 의욕의 길이다.
이 발걸음이 ‘기차를 타고 가며’ 산과 들과 시간과 동행하는 여행에 오른다. 기차가 세상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면 시인의 귀에 “옛 마을 둥근 목소리”가 매달린다. 나그네의 갈 길이 멀어 “아직은 내릴 수 없어” 편안하게 앉아서 ‘무위자연’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삶은 영하의 추위에 얼어붙을 때가 많다. 언 가슴에 금이 가고, “겨우내 질긴 아픔을 어금니로 물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 시인은 말이 없다. 그러다가 봄바람에 입이 열린다. 도학적 선경에 피신을 하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인고의 의지가 얼음장을 녹인다.
김재황 시인의 관심대상은 전원시나 자연시가 아니다. ‘인위’를 거부하는 정신풍토가 그의 詩와 일치한다고 보면 좋다. 그게 시조 형태에도 비치지 않을까. 시조의 기본 틀을 견지하면서도 시어와 율동감이나 구성면에서 개성이 드러난다. 시조에서 독특한 개성을 창출하는 일은 말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다.
詩, 시조, 산문의 각 분야에서 정진하는 김재황 시인이 지금까지 이룩한 성취를 토대로 해서 더 많은 수확을 거두시리라고 기대한다. 대상 수상을 축하드린다.
새 세기, 신세대의 특수한 문학 영역이 점점 더 공간을 넓혀갈 줄 믿고 기쁜 마음으로 독후감을 마친다. 세계한민족작가연합의 눈부신 발전을 빈다.
글 : 심사위원장 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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