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어느 고양이
김 재 황
자주 가는 출판사에 사는 고양이 한 마리
눈도 채 못 든 놈을 주워서 길렀다는데
몇 달이 지난 지금은 사람을 졸졸 따른다.
아침에 만날 때는 야옹야옹 뛰어오고
심심하면 다가와서 그 앞발로 톡톡 치고
노는 게 강아지 같다고 온 직원이 귀여워한다.
쉴 새 없이 드나들며 문을 쾅쾅 여닫아도
내 옆자리 소파 위에 늘어져 잠든 걸 보면
믿음이 좋긴 좋구나, 절로 무릎 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