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지휘한다
김 재 황
시골의 초등학교 텅 빈 분교에 들러
눈을 감으면
어릴 적, 귀에 익은
작은 손풍금 소리가 날아온다.
더욱 고요와 손을 꼭 잡으면
높은음자리표들이 깡충깡충 뛰어온다.
동시에 어린 소리들이
모두 모여들어, 온 교정이 떠들썩해도
그렇듯 잘 어울리는 것은
저 마당가의 느티나무 덕택이다.
그가 멋지게 서서
모든 바람을 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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