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목욕
김 재 황
세찬 빗발 속에
서 있는 플라타너스를 보고 있자니
어릴 적에 버짐 핀 얼굴로
‘소나기 목욕’을 하던 일이 떠오르네.
벌거벗고 마당 한가운데로 나가
그저 서 있기만 하면
소나기가 알아서 몸을 다 씻겨 주었지
우리는 간지러움에 낄낄거렸네.
저 플라타너스도
그때 그 재미 알고 있을까
버짐 핀 몸뚱이를 보고 있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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