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25. 바람을 지휘하다

시조시인 2008. 10. 20. 22:50

         바람을 지휘한다

         




                                 김 재 황


 

 시골의 초등학교 텅 빈 분교에 들러

 눈을 감으면

 어릴 적, 귀에 익은

 작은 손풍금 소리가 날아온다.

 더욱 고요와 손을 꼭 잡으면

 높은음자리표들이 깡충깡충 뛰어온다.


 동시에 어린 소리들이

 모두 모여들어, 온 교정이 떠들썩해도

 그렇듯 잘 어울리는 것은

 저 마당가의 느티나무 덕택이다.

 그가 멋지게 서서

 모든 바람을 지휘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