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24. 소나기 목욕

시조시인 2008. 10. 19. 01:01

              소나기 목욕

       


                                    김 재 황


 

 세찬 빗발 속에

 서 있는 플라타너스를 보고 있자니


 어릴 적에 버짐 핀 얼굴로

 ‘소나기 목욕’을 하던 일이 떠오르네.


 벌거벗고 마당 한가운데로 나가

 그저 서 있기만 하면

 소나기가 알아서 몸을 다 씻겨 주었지

 우리는 간지러움에 낄낄거렸네.


 저 플라타너스도

 그때 그 재미 알고 있을까

 버짐 핀 몸뚱이를 보고 있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