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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새 사령관과 함께라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다짐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불가사의’(不可思議)는 ‘말로 나타낼 수도 없고 마음으로 헤아릴 수도 없는 오묘한 이치 또는 가르침’을 이릅니다.
나폴레옹은 프랑스 군대의 선두에 서서 위풍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선두’(先頭)는 ‘첫머리’를 말하고, ‘위풍당당(威風堂堂)하다.’는 남을 압도할 만큼 ‘풍채가 의젓하고 떳떳하다.’라는 말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위풍늠름(威風凜凜)하다.’가 있습니다. 이는, ‘풍채가 위엄이 있고 씩씩하다.’를 이릅니다.
이탈리아의 호호탕탕한 롬바르디아 평야를 거쳐서 오스트리아 군대가 지키고 있는 밀라노로 향했습니다. ‘호호탕탕(浩浩蕩蕩)하다.’는 ‘아주 넓어서 끝이 없다.’를 가리킵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호호막막(浩浩漠漠)하다.’가 있지요. 이 말은, ‘끝없이 넓고 아득하다.’를 나타냅니다. 아무래도 ‘밀라노’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야 될까 봅니다.
‘밀라노’(Milano)는, 이탈리아 북부의 그 롬바르디아 평원에 있는, 로마에 버금가는 도시입니다. 옛 로마 제국의 으뜸가는 상업지이고 교통의 요지이며 이탈리아의 경제적 수도라고 불리던 곳이었지요. 시내에는 ‘밀라노 성당’을 비롯하여 ‘스칼라 좌’와 미술관 등의 건물이 아주 많습니다. 옛 이름은 ‘메디올라눔’(Mediolanum)이었습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스칼라 좌’에 대하여 조금 설명해 볼까요?
‘스칼라 좌’(Scala 座)는,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있는 국립 가극장입니다. 1778년에 스칼라 교회의 터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규모와 내용은 물론이고, 역사적으로도 많은 명작이 초연된 오페라의 전당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차대전 때에 파괴되었지만,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시 재건되었습니다. ‘초연’(初演)은 음악이나 연극 따위의 ‘첫 번째 상연’을 이르고, ‘전당’(殿堂)은 ‘어떤 분야에 있어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을 가리킵니다.
프랑스 군대는 ‘로리’라고 하는 조그만 도시 가까이에서 오스트리아 군대와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강을 사이에 끼고 두 호랑이가 으르렁거리듯 ‘일촉즉발’의 형세를 이루었습니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은 ‘조금만 닿아도 곧 폭발한다.’는 뜻으로 ‘금방이라도 일이 크게 터질 듯한 아슬아슬한 긴장 상태’를 이르는 말입니다.
‘군형’(軍形)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군대의 배치 형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옛 병법의 책에 ‘이기는 자가 사람을 싸우게 하기를 막아 둔 물의 둑을 끊어서 천길 계곡으로 쏟게 하는 것과 같게 할 수 있음은, 군의 형태를 그렇게 배치하기 때문이다.’라고 씌어 있습니다. 군대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하려면 그 힘을 발휘하지 아니치 못하게 만들어야 한답니다. 그것을 가리켜서 ‘세’(勢)라고 한다는군요. 그런데 그 ‘세’라는 것은 군대의 형태에 따라 사뭇 다르게 나타난다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사람이 가지는 그 몸의 자세에 따라, 또는 그 몸을 둔 위치에 따라, 그 힘이 강하게도 약하게도 되듯이 말이지요.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그 자세를 알맞게 지니듯이 용병을 잘하는 사람은 그 군형을 항상 적절하게 가진다는 거지요. 때로는 모난 형태로, 이따금 둥근 형태로, 또 어떤 경우에는 짧거나 길게 잡기도 하고 모이거나 흩어지게 하기도 합니다. 이길 수 없을 때를 지켜서 적이 아군을 이기지 못하게 하는 자세를 취하고, 이길 수 있을 때는 밀물처럼 내달을 수 있는 자세를 취하는 겁니다.
프랑스 군대가 적을 공격하려면, 강을 가로질러서 놓여 있는 다리를 건너야만 하였지요. 강 건너 기슭에는 대포를 나란히 놓고 오스트리아 군대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싸움터에 먼저 자리를 잡고서 상대편이 오기를 기다리는 군대는 편합니다.(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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