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창묘 앞에서
김 재 황
배꽃이 지는 날은 황톳길을 헤맸을까.
날리는 흙먼지 속에 임의 걸음 살려 내면
그 두 뺨 붉은 그대로 봉두메에 나와 설까.
달빛이 시린 날은 거문고를 안았으리.
다 해진 파도 소리 다시 가락에 얹힐 때
가냘픈 임의 손끝도 마음 줄을 퉁겼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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