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쥬르, 나폴레옹

(100) 세금을 가볍게 내리도록 하다

시조시인 2008. 12. 6. 12:51

(100)

  게다가 제갈량은, 인재를 알아보는 데 탁월했답니다. 그는, 인재가 있을 때에는 어느 가문의 사람이라든가 어느 고장의 사람이라든가 등을 따지지 않고 그의 자질과 성품 및 능력만을 평가하여 알맞게 썼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파격적인 인사에 많은 사람들이 탄복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파격적’(破格的)이란, ‘관례나 격식에서 벗어난’의 뜻입니다.

그는 그가 거주하는 곳에 ‘초현대’(招賢臺)라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 인재들의 사랑방으로 활용했습니다. 당시의 사람들은, 그리 훌륭한 사람을 많이 등용해서 쓰는 인사정책을 칭송하여 ‘덕거’(德擧)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그렇게 쓰임을 받은 사람을 ‘준언’(俊彦)이라고 불렀다는군요.

또한, 제갈량은 정치를 해 나가는 데에 있어서 가장 큰 무게를 ‘화합’에 두었다고 합니다. ‘화합’(和合)이란, ‘화목하게 어울림’입니다. 그러므로 그는, 화합을 깨뜨리는 말이나 행동을 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모나게 자기만 드높이려는 사람도 아주 나쁘게 여겼습니다.

제갈량이 훌륭한 정치를 펼 수 있었던 점은, 무엇보다 사람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이 출중한 데에 있었다고 합니다. ‘안목’(眼目)은 ‘사물을 보아서 분별할 수 있는 식견, 또는 사물의 가치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고, ‘출중(出衆)하다.’는 ‘뭇사람 가운데서 뛰어나다.’라는 뜻입니다. ‘출중하다.’의 다른 말로는, ‘출군(出群)하다.’ 또는 ‘출류(出類)하다.’가 있습니다.

그는 자기 수하의 장수들이나 관료들에게 그 사람의 성격을 정확히 지적한 별칭을 지어서 썼는데, 당사자들은 공명이 지은 별칭에 크게 만족을 느꼈다고 합니다. ‘공명’(孔明)은 제갈량의 ‘자’(字)입니다. 이 ‘자’는, 본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던 시대에 ‘장가든 뒤에 본이름 대신으로 부르던 이름’입니다. 그리고 ‘별칭’(別稱)은 ‘달리 부르는 이름’으로 ‘별명’(別名)을 말합니다.

왜 그 사람들은 자기의 별명을 좋아했을까요? 그 이유가 있습니다. 공명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적 장점이자 대표적 이미지를 찾아내어서 별칭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나쁜 점이 아니라 좋은 점을 크게 부각시켰다는 겁니다. ‘부각’(浮刻)은 사물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드러냄’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사광익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정치에 임했습니다. ‘집사광익’(集思廣益)은 ‘여러 사람의 뜻을 모을수록 널리 이롭다.’는 뜻입니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으려면 누구나 기탄없이 자기의 의견을 말할 수 있게 해야 하고, 또 그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공명이 일하는 ‘승상부’(丞相府)에서는 높고 낮은 관료들 사이에 국사를 의논하는 일이 빈번하였고, 직언과 직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고 합니다. ‘직언’(直言)은 ‘자기 생각을 거리낌없이 그대로 말함, 또는  곧이곧대로 하는 말’을 가리키고, ‘직간’(直諫)은 윗사람이나 권력자 등에 대하여 ‘거리낌없이 그의 잘못을 지적하여 충고하는 일’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비일비재’(非一非再)는 ‘한두 번이 아님’을 나타내지요,       

공명은, 상사에게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았다가 처벌을 당하지나 않을까 하여 입을 다물어 버리는 습성이 아랫사람들에게 있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습성’(習性)은 ‘오랜 습관에 의하여 굳어진 성질’을 이릅니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명령을 내려서 아랫사람들이 소신을 개진하도록 장려했습니다. ‘소신’(所信)은 ‘자기가 믿고 생각하는 바’를 말하고, ‘개진’(開陳)은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 등을 말함’을 이릅니다. 다시 말해서 악악하게 했습니다. ‘악악하다.’(諤諤-)는 ‘거리낌없이 바른말을 하다.’라는 뜻입니다. 이는, 순우리말인 ‘악악거리다’와는 아주 뜻이 다른 말입니다.

이 일은 제갈량이 비범하고도 겸허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공명 밑에서 일을 해 본 하급 관리들은 ‘승상은 아랫사람들이 그 잘못을 지적해 주면 정말로 기뻐했다.’라고 돌이켜보았답니다. 그렇듯 역이지언을 좋아했으므로, 그의 모범적인 일거수일투족을 본뜨려는 아랫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군요. ‘역이지언’(逆耳之言)은 ‘귀에 거슬리는 말’, 곧 ‘잘못을 지적하여 말하는 충고’를 이릅니다. 그리고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은 ‘손을 한 번 드는 일과 발을 한 번 옮겨 놓는 일’이라는 뜻으로 ‘사소한 하나하나의 동작이나 행동’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리고 나폴레옹은 새로 세무서를 두어서 국민들의 과중한 세금을 가볍게 내리도록 했습니다. 선무당이 사람 죽인다고, 제대로 정치를 못하는 사람이 가렴주구를 일삼지요. ‘선무당이 사람 죽인다.’는 ‘미숙한 사람이 잘하는 체하다가 일을 그르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가렴주구’는 앞에서 설명했으니,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김재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