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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나폴레옹은 맨 먼저 여러 가지의 정치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하고, 훌륭하고 지혜 있는 사람들을 골라서 적재적소에 앉혔으며, 박채중의함으로써 슬양소배의 실수를 하는 일이 없도록 힘썼습니다. ‘적재적소’(適材適所)는 ‘어떤 일에 알맞은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알맞은 임무를 맡기는 일’을 말합니다. 그리고 ‘박채중의’(博採衆議)는 ‘널리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서 받아들임’을 이르며, ‘슬양소배’(膝癢搔背)는 ‘무릎이 가려운데 등을 긁는다.’라는 뜻으로 ‘토의 같은 것이 이치에 닿지 않음’을 말합니다. ‘슬양소배’와 비슷한 뜻을 지닌 ‘격화소양’(隔靴搔癢)이란 말이 생각나네요. 이는, ‘신을 신은 위로 가려운 데를 긁는다.’라는 말인데, ‘어떤 일을 할 때, 그 정통을 찌르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여 안타깝다.’라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는 ‘격화파양’(隔靴爬癢)이라고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문득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출장입상의 본보기인 제갈량입니다. ‘출장입상’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했지요? 제갈량(諸葛亮)은, 앞에서 두 번이나 이야기했듯이, 중국의 삼국지에 나오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그의 정치를 조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정치는 한 마디로 ‘공정무사’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만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공정무사’(公正無私)에서 ‘공정’은 ‘공평하고 올바름’이란 말이고, ‘무사’는 ‘사사로움이 없음’이란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그는 특히 ‘인사 행정’과 ‘법의 집행’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책에 씌어 있기를, ‘충성을 다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원한이 있었던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상을 주었고, 죄를 저질렀거나 게으른 사람에게는 아무리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벌을 내렸다.’라고, 그를 칭찬했습니다.
‘고출’(考黜)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선을 장려하고 악을 물리치는 행정’입니다. 지금의 ‘인사고과제도’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일정한 기간 동안 근무하는 태도와 실적을 지켜보고 난 다음에, 기준에 모자라는 사람은 직위해제를 하거나 전출시키는 제도’이지요.
제갈량은 이 제도를 실제로 운영함에 있어서 밖으로 내쳐야 할 5가지의 해로운 관리 유형을 조목조목 밝혔습니다. ‘유형’(類型)은 ‘어떤 비슷한 것들의 본질을 개체로서 나타낸 것, 또는 그것들의 공통되는 성질이나 모양’을 이릅니다.
그 첫째는, 관직을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도모하거나, 권력을 기화로 나쁜 짓을 하는 말단 관리입니다. ‘사리사욕’(私利私慾)은 ‘개인의 이익과 욕심’을 이르고, ‘기화’(奇貨)는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뜻밖의 물건이나 기회’를 이릅니다.
그리고 둘째는, 법에 대한 질서가 문란한 관리입니다. 법의 질서를 잘 지키지 않는다면, 맡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게 뻔하지요.
또 셋째는, 나쁜 짓을 거듭 저지르고 나서 그것을 지적한 사람의 입까지 틀어막음으로써 증거인멸을 꾀하는 관리입니다. ‘증거인멸’(證據湮滅)에서 ‘증거’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되는 것’을 말하고, ‘인멸’은 ‘흔적도 없이 모조리 없앰’을 말합니다.
다음의 넷째는, 상사를 허수아비로 만들고 자기가 실권을 장악함으로써 동료의 편의는 봐주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는 철저히 괴롭히는 관리입니다. 여기에서 ‘실권’(實權)은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나 권세’이고, ‘편의’(便宜)는 ‘사용하거나 이용하는 데 편리함’입니다.
그리고 다섯째는, 공적을 올리고자 서두르는 지방 관리입니다. ‘공적’(功積)은 ‘쌓은 공로’를 말합니다. 이런 관리는 상과 벌을 더하거나 줄이거나 함으로써 자기 이름을 드높이려고 하며, 심지어는 일반 상인의 일에까지 참견하여 이익을 챙기지요.(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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