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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은 곧 군대를 이끌고 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들이닥쳤습니다. 실력행사에 나선 겁니다. ‘실력행사’(實力行使)는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완력이나 무력 따위를 쓰는 일’ 또는 ‘노동 쟁의의 한 형태로 파업 따위를 하는 일’을 가리킵니다.
그들은 코르시카를 업신여기고, 그 때문에 나폴레옹까지도 깔보는 의원들입니다. 다른 일은 모두 참을 수 있었겠지만, 코르시카를 우습게 여기는 사람은 그냥 둘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생각에, 그는 부하들에게 명령하여 칼을 그들의 가슴에 들이대게 하였습니다.
“너희는 목숨이 몇 개씩인가?”
나폴레옹은 야멸치게 쏘아붙였습니다. ‘야멸치다’는 ‘남의 형편을 돌보는 마음이 없고 제 생각만 하다.’ 또는 태도가 ‘오달지고 차갑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쏘아붙이다.’는 ‘상대편의 감정이 상할 정도로 날카롭게 말을 내뱉다’를 가리킵니다.
그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마치 상궁지조와 같이 몸을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상궁지조’(傷弓之鳥)는 ‘한번 화살을 맞아서 다친 새’라는 뜻으로 ‘한번 혼이 난 일로 말미암아 무슨 일이든 항상 두려워하고 경계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다른 말로는, ‘경궁지조’(驚弓之鳥)라고도 합니다.
나폴레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가는 칼에 맞아서 죽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심기’(心氣)는 ‘마음으로 느끼는 기분’을 말합니다. 그들은 나폴레옹이 ‘전쟁의 영웅’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군인은 항상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옳은 일을 하는 데에는 물과 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미 대세도 기울었지요. 이제 아무도 나폴레옹을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은, 원로원에서 나폴레옹을 비롯한 세 사람을 통령으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분명히 프랑스 정치계의 기린아입니다. ‘기린아’(麒麟兒)는 ‘슬기와 재주가 남달리 뛰어난 젊은 사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다른 말로는 ‘유망주’(有望株)라고도 합니다. ‘기린’은 ‘성인(聖人)이 세상에 태어나면 나타난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기’(麒)는 수놈을 가리키고, ‘린’(麟)은 ‘암놈’을 가리킨다는군요. 그 ‘기린’이라는 동물은 ‘살아 있는 풀을 밟지 아니하고, 살아 있는 생물은 먹지 아니하는 어진 짐승’이랍니다. 그렇기에 그 동물은 매우 상서로움을 지니고 있을 게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기린아’란 ‘그와 같은 사람’이라는 뜻이니, 그보다 더한 칭찬은 없을 겁니다.
이와 같이 하여, 나폴레옹은 프랑스를 다스리는 제1통령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마 이를 두고, 출장입상이라고 할 겁니다. ‘출장입상’(出將入相)이란, ‘나가서는 장수요, 들어와서는 재상’이란 뜻으로 ‘문무겸전하여 장상의 벼슬을 두루 지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문무겸전’은 앞에서 설명했으니, 잊지 않았으리라고 믿겠습니다. ‘통령’(統領)은 ‘일체를 통할하여 거느림, 또는 그런 사람’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통치(統治), 즉 ‘도맡아 다스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지요. 나는 10여 년 동안 귤밭을 가꿔 오면서 내 나름으로 ‘다스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귤밭의 귤나무들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 나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먼저, 한겨울 동안에 한 해의 예산을 세우고 월별 작업일정을 정하는 등의 연간 관리계획을 짭니다. 이는, 이른바 나에게는 ‘백서’가 되는 셈이지요. ‘백서’(白書)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각종의 공식 보고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말의 기원은 영국 정부의 공식문서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17세기에 영국에서 정부의 보고서에는 흰 표지를 붙이고, 의회의 보고서에는 푸른 표지를 붙였답니다. 여기서부터, 정부가 국민에게 알리는 시정 내용의 보고서를 ‘백서’라고 부르게 되었다는군요.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일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를, 우리나라와 미국 및 독일 등의 나라에서는 ‘백서’라고 부르는 반면에, 프랑스에서는 ‘황서(黃書)라고 하며, 이탈리아에서는 ’녹서(綠書)라고 부른다는 사실입니다.(김재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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