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본 험한 바위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더 가면 그 작은 암자가 있다. 사진의 바위 뒤로 가면 암자인데,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는 중이라,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대로 나와서 그 입구를 찍었다.
그 앞에 멋진 건물이 하나 서 있다. 처음에 내가 볼 대는 '웬 골프공을 머리에 이고 있나?'하고 의하하게 여겼다. 이 건물은 다름 아닌, 기상관측소이다. 그렇지, 기상은 높은 곳에서 관측해야 한다.
이건 무슨 줄이야 하면, 앞에서 연주암을 향해 올라올 때에 삼거리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곳의 팻말에 연주대까지 20분이 걸린다고 되어 있었다. 옳거니, 그 험한 길로 오려면 이 줄을 타고 올라와야 한다. 그러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런데 저 아래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가 거뜬히 올라오고 있었다.
조심해야 한다. 바로 그 줄 앞이다. 잘못 발을 헛딛어서 미끄러지는 날이면 그 깊은 아래로 굴러 떨어지게 된다. 노약자는 절대로 바위 위에 오르려고 하면 안 된다.
높이 올라갔으니 찬찬히 관악산을 둘러볼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참으로 관악산은 아름답다. 제법 숲도 우거져 있다. 가을이면 단풍도 곱게 든다. '야호'라고 크게 외치고 싶지만, 소음 공해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참는다.
그런데 기상관측소를 개방했다고 한다. 오후 4시까지 개방된다니,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낸다고, 아니 올라갈 수가 없다. 서둘러 무거운 발을 끌며 층계를 오른다.
올라가다가 보면 안내판도 있다. 올라가다가 가쁜 숨도 다스릴 겸 안내판의 글을 읽는다. 이 곳에 근무하는 사람은 어떻게 이 높은 산을 올라 다닐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여겨진다.
건물 안에는 홍보물이 벽에 걸려 있었고, 음료도 마련되어 있었다. 물 한 모금 마시고 그 곳의 안내원에게 오늘의 기상이 어떻겠느냐고 물으니, 오후에는 비가 조금 오는데 옷이 약간 젖을 정도라고 알려준다.
층계를 내려가다가 저 앞에 멋진 바위 하나가 서 있기에 사진을 찍는다. 관악산을 아름답게 만드는 바위들이다. 저 바위가 그대로 한 폭의 산수화를 연출한다.
기상관측소의 아름다운 지붕을 가까이에서 찍는다. 저게 무슨 역할을 하는 것일까? 안내원에게 물어보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 공자는 '묻는 게 예의'라고 했건만, 나는 그걸 그리 왜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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