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부터는 하산을 시작한다. 코스는 올라올 때의 반대 방향이다. 내려가는 길이니 올라올 때보다는 쉽겠지만 미끄러지지 않게 더욱 조심하여야 한다.
돌아오다가 기상관측소의 홍보판을 다시 한 번 훑어본다. 수고를 많이 하는데, 어쩌다가 예보가 맞지 않으면 타박도 많이 받는다. 어찌 생각하면, 기상예보는 천기를 누설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참으로 예쁘기도 하구나! 팥배나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앙증스러운 모습이다. 이를 보고 그 누가 미소를 짓지 않겠는가. 꽃이 없는 세상은 생각하기도 싫다.
내려가는 길은 숨이 안 차서 좋다. 어느 틈에 마당바위를 지났다. 저 아래에 국기봉이 보인다. 그 옆을 지나면 약수터가 나온다. 이제는 거의 다 산을 내려왔다.
약수터에 다다랐다. 연주대에서 내려올 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비가 온다고 해도 걱정이 없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산자락이니 거기에서는 우산을 쓸 수도 있다. 약수터 공터에서 한 여인이 훌라후프를 하고 있다. 내가 공등학교 학생이었을 때에 유행하던 운동기구인데 지금도 이 기구를 사용하는 사람이 다 있다니 신기한 일이다.
선유약수터는 그래도 자주 왔던 곳이다. 스텐레스 바가지로 물을 뜰 적에 바닥이 긁히곤 했다. 자루가 아주 길다. 약수터는 오염이 되지 않게 아주 잘 관리해야 한다.
선유약수터에서 아래로 조금 내려오면 작살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보잘 것 없는 크기여서 이름표를 붙이고 있지 않다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을 터이다. 이름이 한 몫을 한다. 열매가 특히아름답다. 그 열매 하나 하나가 모두 보랏빛 구슬이다. 아니, 보랏빛 진주이다. 키는 커야 3미터를 넘지 않는다
거의 다 산을 내려왔을 때, 노린재나무를 만났다.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었다.
이 나무 또한 이름표를 달고 있다. '노린재'라고 하면 나는 거부감부터 생긴다. 내가 제주도 서귀포에서 귤밭 농장을 경영할 때에 노린재의 피해를 많이 보았다. 잡으면 냄새 또한 고약하다. 그러나 이 나무 이름은, '이 나무를 태우면 그 재가 노란 빛을 띤다고 하여' 생겼단다.
물론, 노린재나무는 떨기나무이다. 잎은 어긋난다. 이 나무는 꽃도 귀엽고 열매도 귀엽다. 열매 색깔이 청색이다. 9월에 열매가 성숙한다. 숯을 만들기도 하고 가구를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보다 정원수로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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