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 15분에 집을 나선다. 계단 조심을 당부하는 아내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발걸음 조심조심
골목은 아직 컴컴하다. 가로등도 졸고 있다.
여기에서는 차를 조심해야 한다. 도로변에 차를 주차시켜 놓았기 때문에 걷기가 불편하다.
대로변에는 가로수가 서 있다. 저 앞에 전철역이 있다.
전철역 1번 출입구. 아침 일찍 일하러 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전철역 지하로 들어왔다. 지금 시간은 아침 5시 27분.
통로도 한산하다.
이 곳에서 개찰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
전철 승강장 앞에 도착했다. 첫 차를 기다린다.
내가 늘 타는 자리이다. 가능하면 노인석 있는 곳에서 탄다. 다른 곳에 서 있으면 젊은이들이 불편해한다.
합정역에 도착했다.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기다리는 버스는 2200번. 첫 차를 타야 한다.
여기에서는 줄을 서야 한다. 비교적 첫 차 승객이 많다.
버스에 탔다. 벨트를 꼭 매야 한다. 운전기사의 당부도 있다.
자유로를 신나게 달려서 파주출판도시에 도착했다. 지금 시간은 아침 6시 50분이다.
24시간 개방형 도서관 '지혜의 숲'으로 향한다.
산등성이가 보인다. 나무들이 서 있는 모습이 흡사 말갈기 같다.
지혜의 숲 입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책장의 책들이 나를 맞는다.
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여기가 바로 내 시조의 산실이다. 여기에서 작품을 구상하고 초고를 작성한다. 이날의
작품 소재는 '흙'이다. 3수 연시조를 구상하였다. 내가 아침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 정도.
늘 이 시간에 볼 수 있던 몇 사람도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나를 맞이한 책
밖이 밝아온다.
더 있으라고 책이 나를 붙잡는다.
그러나 일을 하러 가야 한다. 지금 시간은 아침 7시 50분
한적한 거리를 걷는다.
사무실로 가려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4층까지.
여기는 내가 일하는 곳이다. 저녁 5시까지 글자들과 씨름한다.
오전 11시가 넘으면 시장기가 나를 채촉한다. 조금 일찍 11시30분에 민생고 해결에 나선다. 배도 고프려니와(아침 4시 30분에 아침을 먹었으니) 조금 일찍 가면 식당이 붐비지 않는다.
가는 길에 만나는 '이야기가 있는 집'
창문 앞의 피노키오
여기에 점심 단골집이 있다.
점심을 먹고 밖에 나오니, 여유가 생긴다. 아! 나뭇가지에 꽃봉오리가 맺혔구나!
다시 '지혜의 숲'을 들른다. 나는 책이 좋다.
작은 책방도 오픈되어 있다.
아침 일찍 작품구상에 땀을 흘렸던 그 장소도 다시 찾는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서 글자들과 싸움을 계속하고 오후 5시에 하던 일을 접고 퇴근한다. 밖에서는 영화촬영을 하는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조금 일찍 나오니 거리가 한산하다. 이제는 빨리 버스 정거장으로 가야 한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그래야 운동이 된다고 한다.
저 앞에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버스를 놓치면 한참을 더 기다려야 한다.
길을 건너고 나서 정류장 앞으로! 먼저 기다리고 있는 승객이 있다.
앞에 보이는 산이 심학산
버스를 타고 합정으로 와서 전철로 바꿔 탄다.
늘 내가 전철을 타는 곳은 여기! 노인석이 있다. 다른 곳에 노인이 서 있으면 젊은이들이 불편해할 것 같다.
내 생각이 그렇다. 빨리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TV 연속극 2편을 시청하고 아침에 잡은 초고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 늙었다고 '밥값'을 하지 않아서야 말이 되겠는가? 나는 시인이니 내놓는 '시'가 바로 '밥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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