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의 세계

漢詩 감상(1) 소식(蘇軾)의 시 ‘음호상초청후우(飮湖上初晴後雨)'

시조시인 2019. 3. 27. 15:19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시 음호상초청후우(飮湖上初晴後雨, 호수 위에서 마시는데 처음에는 맑다가 나중에는 비가 오네)’ (二首其二)

 

 

 

水光瀲灩晴方好수광렴염청방호

물빛이 넘치고 출렁거리니 바야흐로 비가 그쳐서 좋다.

 

山色涳濛雨亦奇산색공몽우역기

산의 빛이 곧게 흐르고 흐릿하니 비가 내려도 또한 뛰어나다.

 

慾把西湖比西子욕파서호비서자

서호를 바라는 마음으로 꼭 쥐고 서시를 나란히 한다.

 

淡粧濃抹總相宜담장농말총상의

엷은 꾸밈이나 짙은 칠함을 모두 다 이끌어서 서로 아름답다.

                                                                         -   (녹시 역) 


 

* 서시(西施)는 서쪽 땅 춘추전국시대의 4대 미녀 중 하나인데, 그 아름다움이 출중하여 강가로 나온 그녀를 보고는 넋을 잃은 잉어가 지느러미를 놀리는 것을 잊고 가라앉았다는(浸魚)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 이 시로 말미암아 서호는 그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나는 젊었을 때에 친구들과 항주를 갔다가 서호를 들른 적이 있다. 그때 서호서시의 이야기를 듣고 내 아호를 녹시’(綠施)라고 정했다. 물론, 그날 저녁에 친구들과 함께 동파육’(東坡肉)을 안주로 삼고 술 한 잔을 나누었는데, 그 자리에서도 이 시가 빠지지 않았다.


*녹시의 화답시조 한 수



항주 서호에서

 

김 재 황

 

 

호수에 눈길 가니 막힌 가슴 뻥 뚫린다,

둘이서 편 자리에 이 사람도 끼워 주오,

나 또한 시를 지으니 높이 붓을 들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