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지(牧之) 두목(杜牧)의 시 ‘산행(山行, 산길을 걸어가다)’
遠上寒山石徑斜원상한산석경사
멀리 쓸쓸한 산을 오르니 돌 있는 지름길은 비탈인데
白雲生處有人家백운생처유인가
흰 구름이 태어나는 곳에 사람 사는 집이 있네.
停車坐愛楓林晩정거좌애풍림만
수레 머물러 두고 앉아서 해질녘 단풍나무 숲을 가깝게 대하니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서리를 맞아서 단풍이 든 잎이 이월의 꽃보다도 붉다.
- (녹시 역)
*‘상강’(霜降)은 ‘서리가 옴’을 나타내는데, 24절기의 하나로 양력으로 10월 22일경을 가리킨다고 한다. 서리가 내리면 하얀 빛이 되고, 이는 머리털이 셈을 비유한 것이라고 한다. 원래 ‘상’(霜)이라는 글자는 여러 비유를 나타내고 있다. 즉, ‘머리털이 셈의 비유’를 비롯해서 ‘날카로움의 비유’와 ‘차가움의 비유’ 및 ‘법이 엄함의 비유’ 또는 ‘깨끗한 절개의 비유’ 등을 지니고 있다.
*‘이월화’(二月花)는 어떤 꽃일까? ‘두목’(杜牧)은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장안(長安) 부근 출신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2월에 피는 꽃을 나는 잘 모른다. 아마도 그냥 ‘봄꽃’이라고 사람들은 여기는 성싶다. 나는 제주도 서귀포에서 10년 동안을 살았는데, 그곳에는 2월이 되면 ‘동백꽃’이 피어난다. 물론, 흰 꽃도 있으나 붉은 꽃이 많다. 내가 특히 깊은 인상을 받은 일은, 그 동백꽃이 질 때는 송이로 뚝뚝 진다는 사실이다.
*녹시의 화답시조 한 수
동백, 꽃이 질 때
김 재 황
푸른 잎 사이사이 붉은 꽃을 피우더니
질 때가 되고 나니 송이마다 머뭇머뭇
휘영청 밝은 달밤엔 걸음 소리 들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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