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김 재 황
교회에서 관현악단을
지휘하는 모습이 그분을 보는 것 같다.
이쪽을 깨우고
저쪽을 다독거리고
구름을 타고 너울너울 날다가
갑자기 성난 파도를 일으키기도 한다.
부드럽기가 솜털인 양하고
기운차기가 말갈기를 세운 듯하다.
음악을 이끄는 손짓
우주를 날아다니는 신명
바람이 불고 안개가 내리고
천둥과 번개까지 어울려서
이 세상이 창조되는 순간을 재연한다.
그토록 팔놀림이 아름다운 것은
그 몸 안에 그분이 머무시기 때문이다,
그분의 팔이 춤추기 때문이다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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