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김 재 황
비워도 무거운 가지에는
어둠이 밤새도록 친친 감기고
푸른 숨결 의지한 하늘에서
우수수우수수 별들이 떨어진다.
살기는, 산바람 힘겹게 넘는
외진 산골짝 가파른 땅
산 뒤에 또 산을 두르고
하루하루 엮어 가는 나무들의 꿈
그래도 오늘은 눈이 내린다.
날리는 눈발 속에서 새로 난 길로
생각난 듯 그분이 찾아오실까,
흰 옷깃 펄럭이며 바삐 오실까.
(1997년)
'대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두 젖는다/ 김 재 황 (0) | 2022.02.01 |
---|---|
시치미를 뗄까/ 김 재 황 (0) | 2022.01.31 |
혈서/ 김 재 황 (0) | 2022.01.29 |
가까이서 보니/ 김 재 황 (0) | 2022.01.29 |
지휘자/ 김 재 황 (0) | 2022.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