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시

눈 내리는 날/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1. 30. 07:43

      눈 내리는 날

                    김 재 황



비워도 무거운 가지에는
어둠이 밤새도록 친친 감기고
푸른 숨결 의지한 하늘에서
우수수우수수 별들이 떨어진다.

살기는, 산바람 힘겹게 넘는
외진 산골짝 가파른 땅
산 뒤에 또 산을 두르고
하루하루 엮어 가는 나무들의 꿈

그래도 오늘은 눈이 내린다.
날리는 눈발 속에서 새로 난 길로
생각난 듯 그분이 찾아오실까,
흰 옷깃 펄럭이며 바삐 오실까.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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