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치미를 뗄까
김 재 황
소나기가 내려서
앞동산이 얼굴 씻고 웃는 날
나는 질경이가 되어
볼일 덜 끝낸
구름의 저 궁둥이나 쳐다볼까.
짓궂게 발을 걸어
뛰어가는 바람이나 넘어뜨릴까.
그리하다가 그분에게 들키면
짐짓 먼 산 바라보며
시치미를 뗄까.
얼굴에 멋쩍은 웃음 흘리며
뒤통수를 긁을까.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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