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굴거리나무
김 재 황
내 몸은 목질이 되어
아직껏 이 한 평생 살 트는
질척한 아픔에 젖어 살아왔거니
이제 그 여윈 가지 끝에
교양의 잎이 돋아서
나 스스로 무릎 아래 앉는다,
마침내 감은 눈에 벽이 헐리고
열린 귀로 어두움이 흘러나간다,
산과 숲을 흔들던 바람도
어쩌지 못해 입을 다물고는
수평선에 머ᅟᅮᆫ 하늘로 돌아가는데
내 덜 깬 꿈속에서
지붕이 새는 허술한 우리 양옥집이
한 점 안면도로 떠 있었다.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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