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벌레
김 재 황
못 잊은 일이지만 문득문득 밝는 기억
뜨겁게 앓고 계신 할머니를 눕혀 놓고
무녀가 붉은 고깔에 검은 춤을 열었네.
휜 길을 걸으시며 어떤 생각 펴셨을까,
떠나면 못 오시는 그 걸음을 아셨을까,
굿거리 낮은 장단에 마른 귀를 적셨네.
동그란 딱지날개 붉은 바탕 검은 무늬
척 보면 잡아먹는 진딧물은 죽음 언덕
눈앞에 벌레 한 마리 날아와서 앉았네.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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