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절 무릇 ‘소리’란 사람의 마음에서
凡音者生人心者也. 情動於中故形於聲 聲成文 謂之音 是故治世之音安以樂其政和 亂世之音 怨以怒其政乖 亡國之音哀以思其民困 聲音之道與政通矣(범음자생인심자야 정동어중고형어성 성성문 위지음 시고치세지음안이락기정화 란세지음 원이노기정괴 망국지음애이사기민곤 성음지도여정통의).
무릇 ‘소리’란 사람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정’(인정)이 마음 가운데에서 움직이는 까닭에 소리 울림에서 나타나는데, 소리 울림이 무늬(곡조)로 된 것을 ‘소리’라고 일컫는다. 이렇기에 세상을 잘 다스리는 소리는 즐거움으로서 편안하니 그 ‘정’(바르게 만듦. 정치)이 고르고 따뜻하다. 어지러운 세상의 소리는 노여움으로써 미워하니 그 ‘정’(정치)이 어그러지고 맞지 않는다. 잃은 나라의 소리는 생각함으로써 슬프니 그 백성이 괴롭다. ‘성’(소리 울림)과 ‘음’(소리)의 길은 ‘정’(정치)와 통한다.(녹시 역)
‘시조’의 경우- <무릇 ‘음률’이란 사람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정’(인정)이 마음 가운데에서 움직이는 까닭에 내재율에서 나타나는데, 내재율이 무늬(착하고 아름답게)로 된 것을 ‘음률’이라고 일컫는다. 이렇기에 세상을 잘 다스리는 소리는 즐거움으로서 편안하니 그 ‘시심’이 고르고 따뜻하다. 어지러운 세상의 소리는 노여움으로써 미워하니 그 ‘시심’이 어그러지고 맞지 않는다. 잃은 나라의 소리는 생각함으로써 슬프니 그 백성이 괴롭다. ‘내재율’과 ‘음률’의 길은 ‘시심’과 통한다.>
[녹시 생각]
‘악기’의 이 절은 ‘정치’의 옳고 그름이 음악에 관계됨을 설명한 것이라고 한다. 그에 따라 시조에서도 ‘시심’의 옳고 그름이 ‘시조 내용’에 관계됨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시심’(詩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걸까? 나는 이를 가리켜서 ‘어짊’(仁)이라고 말한다. 국어사전을 보면, 이 ‘어짊’(仁)을 ‘타고난 어진 마음씨와 자애의 정을 바탕으로 하여 자기를 완성하는 덕(德)’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참으로 힘들다.
나는 책에서 ‘어짊’(仁)은, ‘윤리적(倫理的: ethical)이라기보다 감성적(感性的: feeling-oriented)이고, 감성적이라기보다 심미적(審美的: esthetical)이다.’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이를 한 마디로 줄여서 ‘심미적 감수성’(審美的 感受性: Aesthetic sensitivity)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어진 사람은 어떠한 사물에서든지 아름다움을 크게 느낀다. 이는, ‘예술적 감성’이기도 하다. 감히 단언하거니와, 시인의 가장 큰 덕목도 바로 이 ‘어짊’이라고 생각한다.
이 ‘어짊’(仁)에 대한 여러 풀이는 ‘논어’(論語)에 있다고 본다. 여러 제자가 스승인 공자에게 이 ‘어짊’(仁)에 관해 물었고, 공자는 ‘묻는 제자’들이 가장 잘 알아듣도록 그에 알맞은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자인 ‘번지’가 공자께 여쭌 일이다. ‘논어’에는 ‘樊遲 問仁 子曰 愛人’(번지 문인 자왈 애인)이라고 되어 있다. 이는, <번지가 ‘인’(어짊)에 관해 물으니, 공자께서 ‘남을 아끼는 것’이라고 하셨다. >라는 뜻이다. 참으로 멋진 답변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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