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1절, 무릇 소리의 일어남은(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11. 12:28

제1절 무릇 소리의 일어남은

 凡音之起 由人心生也. 人心之動 物使之然也. 感於物而動 故形於聲. 聲相應故生變 變成方謂之音, 比音而樂之及干戚羽旄謂之樂.(범음지기 유인심생야 인심지동 물사지연야 감어물이동 고형어성 성상응고생변 변성방위지음 비음이락지급간척우모위지악).

 무릇 소리(가락)의 일어남은 사람 마음으로 말미암아 나오는 것이다. 사람 마음의 움직임은 물건이 마음에 그러하게 하는 것이다. 물건에 느껴서 움직이고, 그러므로 소리 울림에 나타난다. 소리 울림은 서로 따르기에 바뀜을 낳으니 바뀌어서 바름이 이루어짐을 ‘소리’(가락)라고 일컬으며, 소리를 나란히 하여 악기에 맞추어서 무적인 춤(간척)과 문적인 춤(우모)에 미침을 ‘악’(음악)이라고 일컫는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무릇 음률의 일어남은 사람 마음으로 말미암아 나오는 것이다. 사람 마음의 움직임은 시적 소재가 마음에 그러하게 하는 것이다. 시적 소재에 느껴서 움직이고 그러므로 내재율에 나타난다. 내재율은 서로 따르기에 바뀜을 낳으니 바뀌어서 바름이 이루어짐을 ‘음률’이라고 일컬으며, 음률을 나란히 하여 ‘유곡절해’(流曲節解)에 맞추어서 ‘일발필중’(一發必中)에 미침을 ‘시조의 내용’이라고 일컫는다.> 

[녹시 생각]
 시조에는 ‘유곡절해’가 있다. ‘유’(流)는 ‘흐름’이고 ‘곡’(曲)은 ‘굽이’이며, ‘절’(節)은 ‘마디’이고 ‘해’(解)는 ‘풀림’이다. 즉, 샘에서 물이 솟아나서 흐르는 게 ‘유’(흐름)이고 그 흐름이 흘러가다가 도는 게 ‘곡’(굽이)이며 그런 다음에 낮은 자리를 만나서 급하게 아래로 떨어지는 게 ‘절’(마디)이다. 바로 이 폭포에서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폭포가 아래로 떨어지고 나면 깊은 ‘소’(沼)가 생기는데 이게 바로 ‘해’(풀림)이다.
 그리고 시조에는 포시법(捕詩法)도 있다. 예컨대 멧돼지를 잡으려고 할 때, 아무렇게나 잡는 게 아니라, 멧돼지가 잘 다니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그놈이 어슬렁거리며 나타나면 일발필중(一發必中)으로 화살을 쏘아서 맞혀야만 한다. 이 멧돼지가 시재(詩材: 시적 소재)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는 선비의 나라이고 활의 나리이기에 이는 너무나 당연한 비유인데, 이 단발의 ‘적중어’(的中語)야말로 모두에게 감동을 맛보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