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절 '종'이나 '고' 등은 악의 그릇
故鐘鼓管磬 羽籥干戚 樂之器也 屈伸俯仰 綴兆舒疾 樂之文也 簠簋俎豆 制度文章 禮之器也 升降上下 周還裼襲 禮之文也 故知禮樂之情者能作 識禮樂之文者能述 作者之謂聖 述者之謂明 明聖者 述作之謂也(고종고관경 우약간척 락지기야 굴신부앙 철조서질 악지문야 보궤조두 제도문장 예지기야 승강상하 주환석습 예지문야 고지례악지정자능작 식예악지문자능술 작자지위성 술자지위명 명성자 술작지위야).
그러므로 ‘종’(악기인 종) ‘고’(북) ‘관’(쌍피리) ‘경’(돌경쇠) ‘우’(竿頭인 장대머리에 새의 깃을 장식으로 붙인 것. 춤추는 자가 지휘에 사용) ‘약’(피리의 일종) ‘간’(방패) ‘척’(도끼) 등은 ‘악’(음악)의 ‘그릇’(도구)이다. 굽힘과 폄(굴신)과 하늘을 우러러보고 땅을 굽어봄(부앙) 및 ‘춤추는 자의 행렬’(철조)이나 ‘춤추는 장단이 혹은 느리고 혹은 빠른 것’(서질)은 ‘악’의 ‘문’(文: 文彩)이다. ‘도량을 담는 외방 내원한 그릇’(보)과 ‘서직을 담는 내방 외원한 그릇’(궤) 및 ‘제물을 담는 그릇’(조두)을 비롯하여 ‘제도’와 ‘여러 의식 절차’(문장)는 ‘예’의 ‘기’(기구)이다. 오르거나 내리고 위와 아래 및 빙글빙글 돌거나 윗도리를 벗거나 겹쳐 입기도 하는 것은 ‘예’(예절)의 ‘문’(文: 文彩)이다. 그러므로 ‘예’와 ‘악’의 ‘정’(인정)을 아는 자는 능히 ‘작’(창작)하고, ‘예’와 ‘악’의 ‘문’(문식)을 깨닫는 자는 능히 ‘술’(논술)한다. ‘작’(창작)하는 자를 ‘성’(거룩하다.)이라고 일컫고 ‘술’(논술)하는 자를 ‘명’(밝다.)라고 일컫는다. ‘밝고 거룩함’(명성)이란 ‘술작’(논술과 창작)을 일컫는 것이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그러므로 ‘마침표’나 ‘느낌표’ 및 ‘쉼표’ ‘물음표’ 및 다른 여러 기호 등은 ‘시조 내용’의 ‘기’(도구)이다. 굽힘과 폄(굴신)과 하늘을 우러러보고 땅을 굽어봄(부앙) 및 ‘늘어섬’이나 ‘혹은 느리고 혹은 빠름’은 ‘시조 내용’의 ‘문’(꾸밈)이다. 여러 ‘그릇’을 비롯하여 ‘제도’와 ‘여러 절차’는 ‘시조 형식’의 ‘기’(기구)이다. 오르거나 내리고 위와 아래 및 빙글빙글 돌거나 벗거나 겹쳐 입기도 하는 것은 ‘시조 형식’의 ‘문’(꾸밈)이다. 그러므로 ‘시조 형식’과 ‘시조 내용’의 ‘정’(인정)을 아는 자는 능히 ‘작’(창작)하고, ‘시조 형식’과 ‘시조 내용’의 ‘문’(문식)을 깨닫는 자는 능히 ‘술’(논술)한다. ‘작’(창작)하는 자를 ‘성’(거룩하다.)이라고 일컫고 ‘술’(논술)하는 자를 ‘명’(밝다.)라고 일컫는다. ‘밝고 거룩함’(명성)이란 ‘술작’(논술과 창작)을 일컫는 것이다.>
[녹시 생각]
여기에서는 ‘문’(文), 즉 ‘문채’(文彩)의 뜻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논어(옹야 16)에 보면 다음과 같은 공자님의 말씀이 소개되어 있다.
‘子曰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 彬彬然後 君子’(자왈 질승문즉야 문승질즉사 문질 빈빈연후 군자). 이는,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바탕이 꾸밈보다 두드러지면 ‘야’(낮고 속되며)하고, 꾸밈이 바탕보다 두드러지면 ‘사‘(史官: 역사적인 기록과 외교문서 등을 취급하는 관리. 아는 것은 많으나 성실성이 없다.)하니, 꾸밈과 바탕이 갖춰진 뒤에야 ’군자‘이다.”>
그러므로 특히 ‘시조 해설이나 논술’ 등을 하는 사람은 ‘시조 형식’과 ‘시조 내용’의 바탕과 꾸밈을 두루 능히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두 가지를 갖추지 못한 사람이 쓴 글은, 낮고 속되며 성실성이 없는 논술과 해설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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