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절 큰 ‘악’은 하늘땅과 더불어서
大樂與天地同和 大禮與天地同節 和故百物不失 節故祀天祭地 明則有禮樂 幽則有鬼神 如此 則四海之內合敬同愛矣(대악여천지동화 대례여천지동절 화고백물부실 절고사천제지 명즉유예악 유즉유귀신 여차 즉사해지내합경동애의).
큰 ‘악’(음악)은 하늘땅과 더불어서 함께 골고루 따뜻하며 큰 ‘예’(예절)는 하늘땅과 더불어서 함께 알맞게 줄인다. 골고루 따뜻하기에 많은 외물이 (그 성품을) 잃지 않고, 알맞게 줄이기에 하늘에 제사 지내고 땅에 제사 지낸다. ‘명’(명계. 이 세상)에는 곧 ‘예’와 ‘악’이 있고, ‘유’(유계. 저승)에는 귀신(천지의 주재자)이 있다. 이와 같으면 곧 4 바다의 안이 ‘삼가는 것’을 모으고 함께 아낀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훌륭한 ‘시조 내용’은 하늘땅과 더불어서 함께 골고루 따뜻하며 훌륭한 ‘’시조 형식‘은 하늘땅과 더불어서 함께 알맞게 줄인다. 골고루 따뜻하기에 많은 외적 소재가 (그 성품을) 잃지 않고, 알맞게 줄이기에 하늘에 노래하고 땅에 노래한다. ‘명’(명계. 이 세상)에는 곧 ‘시조 형식’과 ‘시조 내용’이 있고, ‘유’(유계. 저승)에는 천지의 주재자가 있다. 이와 같으면 곧 4 바다의 안이 ‘삼가는 것’을 모으고 함께 아낀다.>
[녹시 생각]
이 절은 ‘대악’과 ‘대례’가 천지와 같이하는 그 화절(和節)을 설명하고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시조’에서도 ‘하늘에 노래하고 땅에 노래한다.’
‘시조’라는 이름은 ‘시절가조’(時節歌調)에서 왔다. 시조는 신라의 향가나 고려의 속요 및 민요 등의 영향을 받아서 대체로 고려 말엽에 그 형태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남아 있는 문헌 중 ‘시조’라는 말이 처음으로 쓰인 곳은 ‘동국통감’(東國通鑑)이라고 한다. 그 안에 ‘원상이 시조를 지어 태평곡이라고 하였다.’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 아무튼 계절이든지 인심이든지 풍습이든지, 시조는 시절을 노래한 시(詩)였다. 물론, 지금 창작되고 있는 시조는 ‘현대시조’이다.
현대시조는 일반적으로 고대시조의 전통이 거의 끊어진 19세게 말인, 갑오개혁(甲午改革) 이후의 시조를 통칭하는 언어이다. 근대시조와 신시조의 개념을 포괄하는 명칭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러나 실질적인 현대시조는 1920년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게 무리가 없을 듯싶다.
아무튼 시조는 민족시가(民族詩歌)인 만큼, 그 안에 민족혼의 내재율(內在律)이 들어 있다. 그게 바로 3장(章)6구(句)이며, 우리의 삶 자체가 ‘3장6구’의 시조 가락 아닌 게 없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활’을 아주 잘 쏘았다. 그렇기에 일본을 ‘칼’의 나라라고 한다면, 우리 대한민국은 ‘활’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일본은 ‘무사’의 나라이고 우리나라는 ‘문사’의 나라이다. 그렇기에 일본에서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는 말을 즐겨 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발필중’(一發必中)을 무겁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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