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9절, 선왕의 '예'와 '악' 마련은(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14. 07:41

제9절 선왕의 ‘예’와 ‘악’ 마련은

 是故先王之制禮樂 人爲之節 衰麻哭泣所以節喪紀也 鐘鼓干戚 所以和安樂也 昏姻冠笄所以別男女也 射鄕食饗 所以正交接也 禮節民心 樂和民聲 政以行之 刑以防之 禮樂刑政 四達而不悖 則王道備矣(시고선왕지제예악 인위지절 최마곡읍소이절상기야 종고간척 소이화안락야 혼인관계소이별남녀야 사향사향 소이정교접야 예절민심 악화민성 정이행지 형이방지 예악형정 사달이불패 즉왕도비의). 

 이렇기에 선왕의 ‘예’(예절)와 ‘악’(음악) 마련은 ‘인’(인정)으로 ‘절’(절문)을 만들었다. ‘최마’(참최 같은 상복)와 ‘곡읍’(소리를 내어 슬프게 욺)은 ‘상기’(喪紀=喪道)를 절도 있게 하는 것이다. ‘종’(치는 종) ‘고’(북) ‘간’(방패) ‘척’(도끼)은 안락을 고르게 하는 것이다. 혼인 및 ‘관’(관례)과 ‘계’(성인례)는 남과 여를 분별하는 것이다. ‘향사례’ ‘향음주례’ ‘식례’(밥을 주로 먹는 것) ‘향례‘(주로 술을 마시는 것)는 교제(交接=交際)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예’(예절)는 백성 마음을 절도 있게 하고 ‘악’(음악)은 백성의 울림소리를 서로 응하게 한다. 다스림으로써 이를 행하고 형벌로써 이를 막는다. ‘예’ ‘악’ ‘형’ ‘정’의 4가지가 사방에 널리 퍼져서(達) 어그러지지 않는다면 곧 왕의 치도가 갖추어진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이렇기에 옛사람들의 ‘시조 형식’과 ‘시조 내용’의 마련은 ‘인’(인정)으로 ‘절’(절문: 착하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었다. ‘장’을 ‘구’로 나누어 기술한다거나 ‘종장’의 첫 음보와 둘째 음보를 줄을 나누어 기술하는 것 등은 그 슬픈 길을 절도 있게 하는 것이다. ‘마침표’ ‘느낌표’ ‘쉼표’ ‘물음표’ 등은 안락을 고르게 하는 것이다. ‘괄호’ 및 ‘< >’ 등은 ‘글의 내용’을 분별하는 것이다. ‘민족시’니 ‘서정시’니 ‘자유시’니 ‘정형시’ 등은 교제(交接=交際)를 바르게 하는 것이다. ‘시조 형식’은 사람 마음을 절도 있게 하고 ‘시조 내용’은 사람이 느끼는 내재율을 서로 응하게 한다. 다스림으로써 이를 행하고 ‘격조’로써 이를 막는다. ‘시조 형식’ ‘시조 내용’ ‘격조’ ‘시심’의 4가지가 사방에 널리 퍼져서(達) 어그러지지 않는다면 곧 옛사람의 다스림 길이 갖추어진다.

[녹시 생각]
 이 절에서는 ‘인위지절’(人爲之節)에 자꾸 마음이 간다. 이 문구에서 ‘인’(人)은 ‘인정’(人情)을 말한다고 하며 ‘절’(節)은 ‘절문’(節文: 예절에 관한 규정)을 이른다고 한다. 즉, ‘인정으로 예절의 규정을 만들었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시조의 형식 규정도 ’인정‘으로 만들어졌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시(詩)는 형식상으로 ‘정형시’(定型詩)와 ‘자유시’(自由詩)와 ‘산문시’(散文詩)로 나눌 수 있다. 모두 알고 있듯이 ‘시조’는 ‘정형시’이다. ‘정형시’의 사전적 풀이를 살펴본다. “‘정형시’는 우리나라 ‘시조’와 같이 전통적으로 시의 형태가 정해진 것을 말한다. 서구의 시는 19세기까지 ‘정형시’였으나 20세기에 들어와서 ‘정형시’의 속박을 탈피하여 자유롭게 사상과 감정을 ‘시’에다가 표현하는 자유시의 경향이 생김으로써 그게 오늘날에도 일반적인 게 되었다. 현재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형시를 쓰고 있지 않다. 정형시에는 1행의 어구 수에 대하여 한 편 시(詩)의 구성과 배열이 ‘길이에 대하여’ 또는 ‘발음상의 리듬에 대하여’ 여러 가지 약속이 있다."
 이 설명 중 ‘약속’이 널리 퍼져서 어그러지지 않는다면, 이 세상 ‘다스림의 길’이 갖추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