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말하다
김 재 황
너무나 어이없는 일을 겪고 난 후에는
저절로 바라보게 되는 곳이 있긴 있지
모든 게 부질없음을 어찌 알지 못하나.
환하게 비었다고 다시 길을 떠날 때면
날개를 펼쳤는데 걸리는 게 전혀 없네,
마음이 가난한 이도 이와 같지 않겠나.
우리가 지닌 눈은 믿을 수가 없다는데
보이지 않는다고 담긴 것이 없는 걸까
그리운 그분 얼굴이 허허 웃음 짓는다.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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