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32절, 무릇 어지러운 소리울림을 시림이 느끼면(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21. 19:49

 제32절 무릇 어지러운 소리울림을 사람이 느끼면

 

 凡姦聲感人 而逆氣應之 逆氣成象 而淫樂興焉. 正聲感人 而順氣應之 順氣成象 而和樂興焉. 倡和有應 回邪曲直 各歸其分而萬物之理 各以類相動也(범간성감인 이역기응지 역기성상 이음락흥언 정성감인 이순기응지 순기성상 이화락흥언 창화유응 회사곡직 각귀기분이만물지리 각이류상동야).

 무릇 어지러운 소리울림을 사람이 느끼면 거스르는 기운이 그것에 따르고 거스르는 기운이 생김새를 이루어서 엉큼한 ‘악’(음악)이 일어난다. 바른 소리울림을 사람이 느끼면 고분고분한 기운이 이에 따르고 고분고분한 기운이 생김새를 이루어서 고르고 따뜻한 ‘악’(음악)이 일어난다. 부르면 답하여 따름이 있어 ‘돎과 비뚦’이나 ‘굽음과 곧음’이 각각 그 ‘분’(分限)에 돌아가고 여러 물건의 이치가 각 무리를 가지고 서로 움직인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무릇 어지러운 내재율을 사람이 느끼면 거스르는 기운이 그것에 따르고 거스르는 기운이 생김새를 이루어서 엉큼한 ‘시조 내용’이 일어난다. 바른 내재율을 사람이 느끼면 고분고분한 기운이 이에 따르고 고분고분한 기운이 생김새를 이루어서 고르고 따뜻한 ‘시조 내용’이 일어난다. 부르면 답하여 따름이 있어 ‘돎과 비뚦’이나 ‘굽음과 곧음’이 각각 그 ‘분’(分限)에 돌아가고 여러 물건의 이치가 각 무리를 가지고 서로 움직인다.>

[녹시 생각]
 앞에서 말한 바가 있듯이 시조는 ‘유’ ‘곡’ ‘절’ ‘해’의 ‘내재율’(內在律)을 지니고 있다. 내재율은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기 때문에 마음으로 읽어야 느껴진다. 말하자면 ‘은근히 느낄 수 있는 운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내재율’은 시조시인의 개성이 드러난 리듬이라고 할 수 있다. 시인 개개인의 독특한 리듬이다. 이 리듬은 작품의 ‘정서’라든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보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숨은 형태로 깃들어 있는 운율’이라고 되어 있다. 바로 ‘시조 내용’에 해당한다.
 그런가 하면, ‘외형률’(外形律)이 있다. 쉽게 말해서 ‘자세히 읽지 않아도 드러나는 운율’을 말한다. 시조는 각 장이 모두 4음보로 되어 있다. 이는, 써 놓은 시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바로 정형시에서 볼 수 있는 운율이다. 즉, ‘음보율(音步律)’인데, ‘외재율’(外在律)이라고도 한다. ‘시조 형식’에 해당한다. 
 문자의 큰 단위는 ‘문장’(文章)이다. ‘문장’은 ‘사고나 감정을 말로 표현할 때 완결된 내용을 나타내는 최소의 단위’이다. ‘음절’(音節)이 모여서 ‘음보’(音步)가 되고, 음보가 모여서 ‘행’(行)이 되며 ‘행’이 모여서 ‘연’(聯)이 되고 ‘연’이 모여서 ‘한 편(篇)의 시’가 된다. 단시조에서는 ‘행’이 ‘장’(章)이고 ‘편’은 ‘수’(首)이다. 다시 말해서 ‘한 수(首)의 시조’가 되는 것이다. 바로 ‘시조 형식’이다. 현대시조에서 연시조가 많이 나타나게 되면서 몇 수가 모인 연시조를 ‘편’(篇)이라고 부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