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30절, 선왕이 '정'과 '성'에(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21. 07:39

제30절 선왕이 ‘정’과 ‘성’에

 是故 先王本之情性 稽之度數 制之禮義 合生氣之和 道五常之行 使之陽而不散 陰而不密 剛氣不怒 柔氣不懾 四暢交於中 而發作於外 皆安其位而不相奪也 然後立之學等 廣其節奏 省其文采 以繩德厚 律小大之稱 比終始之序 以象事行 使親疏貴賤長幼男女之理 皆形見於樂 故曰 樂觀其深矣(시고 선왕본지정성 계지도수 제지례의 합생기지화 도오상지행 사지양이불산 음이불밀 강기불노 유기불섭 사창교어중 이발작어외 개안기위이불상탈야 연후립지학등 광기절주 성기문채 이승덕후 율소대지칭 비종시지서 이상사행 사친소귀천장유남녀지리 개형견어악 고왈 락악기심의).

 이렇기에 선왕이 ‘정’(인정)과 ‘성’(본성)에 바탕을 두고, 도수(5음12율의 도수)를 생각하여 ‘예’(예절)와 ‘의’(옳음)를 만들어서 살아 있는 ‘기’(기운)의 ‘화’(고르고 따뜻함)를 모으고, ‘오상지행’, 즉 5행을 이끌어서 ‘양’(陽)으로 하여금 움직여서 흩어지지 않게 했으며 ‘음’(陰)으로 하여금 고요히 하여 막히지 않게 했고 강한 기운이 노엽지 않게 했으며 부드러운 기운이 두려워하지 않게 했다. 이 4가지(천지의 ‘음’과 ‘양’ 및 인심의 ‘강’과 ‘유’)가 화창하여 가운데에서 서로 섞이고 밖으로 일어나 나타나서 모두 자리가 편안하여 서로 빼앗지 않게 된다. 그런 후에야 ‘악학을 관장하는 관리’와 ‘음악 과정’(학등)을 세우고 그 ‘절주’(곡조의 꺾이는 마디. 리듬)를 늘이고 더하며 그 ‘문채’(5성이 서로 응화하는 것이 마치 5색이 뒤섞여 문채 이루는 것 같으므로 이렇게 말함)를 살펴서 이로써 두터운 베풂을 헤아리고 큼과 작음의 어울림을 바르게 하며 처음과 끝을 견주어서 차례를 정하고 이로써 ‘일’과 ‘행’(행실)의 본받도록 하며 ‘친소’ ‘귀천’ ‘장유’ ‘남녀’의 도리를 모두 나타나 보이게 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악(음악)은 그 깊은 것(심오한 것)을 보게 한다.’라고 했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이렇기에 옛 시조작가가 ‘정’(인정)과 ‘성’(본성)에 바탕을 두고, 도수를 생각하여 ‘시조 형식’과 ‘의’(옳음)를 만들어서 살아 있는 ‘기’(기운)의 ‘화’(고르고 따뜻함)를 모으고, ‘오상지행’, 즉 5행을 이끌어서 ‘양’(陽)으로 하여금 움직여서 흩어지지 않게 했으며, ‘음’(陰)으로 하여금 고요히 하여 폐색하지 않게 했고 강한 기운이 노엽지 않게 했으며 부드러운 기운이 두려워하지 않게 했다. 이 4가지(하늘과 땅의 ‘음’과 ‘양’ 및 인심의 ‘강’과 ‘유’)가 화창하여 가운데에서 서로 섞이고 밖으로 일어나 나타나서 모두 자리가 편안하여 서로 빼앗지 않게 된다. 그런 후에야 ‘시조를 연구하는 학자’와 ‘시조 공부의 과정’을 세우고 그 ‘절주’를 늘여 더하며 그 ‘문채’를 살펴서 이로써 두터운 베풂을 헤아리고 큼과 작음의 어울림을 바르게 하며 처음과 끝을 견주어서 차례를 정하고 이로써 ‘일’과 ‘행’(행실)의 본받도록 하며 ‘친소’ ‘귀천’ ‘장유’ ‘남녀’의 도리를 모두 나타나 보이게 했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시조 내용’은 그 깊은 것(심오한 것)을 보게 한다.’라고 했다.> 

[녹시 생각]
 이 절은 선왕이 ‘예’와 ‘악’을 제정하여 민심을 인도해서 사음(邪淫)에 흐름을 방지한 것을 설명하고 있다. 시조에서도 그 뜻은 같다. 시조 작품을 발표하여 널리 읽게 함은 사람들에게 ‘사음’에 흐르지 않도록 하려는 ‘진심’이 그 작품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 ‘진심’이 ‘친소’ ‘귀천’ ‘장유’ ‘남녀’ 등의 도리로 나타난다. 이는 ‘시조 내용’에 따라 ‘고저’ ‘강약’ ‘장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복합음절 율격’은 ‘고저율’(tonal)과 ‘강약률’(dynamic)과 ‘장단율’(durational)로 나누어진다. '고저율‘은 ’음성률‘이라든가 ’정조율격‘이라든가 ’평측율격‘ 등으로도 불린다. 이는, ‘소리의 높고 낮음이 규칙적으로 교체되고 반복되는 율격’으로서 주로 한시에서 사용되었다고 보는데, ‘용비어천가’ 등에서 사용한 리듬이라고 말한다. ‘강약률’은 영시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 ‘악센트가 있는 강한 음절과 악센트가 없는 약한 음절의 교체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리듬의 패턴’이라고 한다. 강약률의 기본단위가 되는 ‘음보’(foot)는 ‘강한 음절과 약한 음절의 결합’이다. 그런데 이 음보는 ‘약강격’과 ‘강약격’과 ‘약약강격’과 ‘강약약격’의 넷으로 구분된다고 본다. 따라서 강약률은 한 행에 나타난 이런 음보의 수로 정의된다. 
 ‘장단율’은 ‘길고 짧은 소리가 규칙적으로 교체되고 반복되는 리듬’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서 ‘소리에 대한 지속시간이 얼마나 길게 되어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리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