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절 땅이 깨지고 무너지면 풀과 나무가
土敝則草木不長 水煩則魚鼈不大 氣衰則生物不遂 世亂則禮慝而樂淫 是故其聲哀而不莊 樂而不安 慢易以犯節 流湎以忘本 廣則容姦 狹則思欲 感條暢之氣 而滅平和之德 是以君子賤之也(토폐칙초목불장 수번칙어별불대 기쇠칙생물불수 세란칙례특이락음 시고기성애이불장 락이불안 만역이범절 류면이망본 광칙용간 협칙사욕 감조창지기 이멸평화지덕 시이군자천지야).
땅이 깨지고 무너지면 풀과 나무가 자라지 않고 물이 뻔질나게 흔들리면 물고기와 자라가 크지 않는다. 기운이 차차 줄어서 적어지면 생물이 뜻한 바대로 다 잘되어 가지 못한다. 세상이 어지러우면 ‘예’(예절)가 더럽혀지고 ‘악’(음악)이 어지럽게 된다. 이런 까닭에 그 소리울림이 슬퍼서 씩씩하지 못하고 즐거워하지만 편안하지 못하다. 게으르고 소홀하여 절도를 어기고 탐닉으로 깔끔하지 못하여 뿌리를 잃는다. 넓으면 간사함을 받아들이고 좁으면 하고자 함을 생각하게 해서 ‘천지가 만물을 기르고 발육시키는 기운’을 슬프게 느끼게 됨으로써 마음이 아프고, 이로써 평화의 베풂을 없앤다.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이를 천하게 여긴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땅이 깨지고 무너지면 풀과 나무가 자라지 않고 물이 뻔질나게 흔들리면 물고기와 자라가 크지 않는다. 기운이 차차 줄어서 적어지면 생물이 뜻한 바대로 다 잘되어 가지 못한다. 세상이 어지러우면 ‘시조 형식’이 더럽혀지고 ‘시조 내용’이 어지럽게 된다. 이런 까닭에 그 내재율이 슬퍼서 씩씩하지 못하고 즐거워하지만 편안하지 못하다. 게으르고 소홀하여 절도를 어기고 탐닉으로 깔끔하지 못하여 뿌리를 잃는다. 넓으면 간사함을 받아들이고 좁으면 하고자 함을 생각하게 해서 ‘하늘과 땅이 만물을 기르고 발육시키는 기운’을 슬프게 느끼게 됨으로써 마음이 아프고, 이로써 평화의 베풂을 없앤다. 이런 까닭으로 ‘베풂이 넉넉한 이’(선비)는 이를 천하게 여긴다.>
[녹시 생각]
이 절은 난세의 음악이 선왕의 음악과 서로 반대가 되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시조에 있어서도 난세의 ‘시조 내용’은 어지럽게 되고, 난세의 ‘시조 형식’도 더럽혀진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나는 여기에서 ‘군자’의 뜻을 ‘베풂이 넉넉한 이’이라고 하여 ‘선비’를 지칭힌디고 보았다. 그러나 ‘고전’이니만큼 다시 한번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안회가 여쭈었다. “군자란 어떤 사람을 말합니까?”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은 어진 데에 가깝고, 일을 법도대로 하는 것은 지혜로운 데 가까우며, 자기 몸을 위해서는 소중히 여기지 않고 남을 위하는 데에는 가볍게 여기지 않는 사람을 ‘군자’라고 한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어진 데에는 가까움’은 ‘악’과 같고, ‘일을 법도대로 하는 것이 지혜로운 데 가까움’은 ‘예’와 같다. 이는, 시조시인의 마음 자세이기도 하다. 또한 ‘시조 내용’과 ‘시조 형식’이 함께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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