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숨쉬기 느린 걸음
김 재 황
끝까지 졸아들었던 강의 가슴이
다시 불룩하게 커지는 게
마치 숨쉬기하는 듯이 보인다,
그렇다, 큰 강은 일 년에 한 번 숨 쉰다,
그러니 그 폐활량이 얼마나 크랴,
숨을 가슴에 모았다가 입 밖으로 낼 때
또 그 소리는 얼마나 우렁차랴,
들이쉬고 내쉼이 깊을수록
목숨도 길어진다고 하는데, 그 강은
어느 날까지 걸음을 이어갈 수 있겠는가
살다가 숨이 멎은 사람들
재가 된 몸을 강물에 뿌리는 것은
느리고 긴 숨쉬기를 함께하려는 뜻일까,
강을 빚은 그분의 깊은 마음
기쁘게 노래하며 따라가려는 뜻이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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