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나는 걸 보니
김 재 황
큰 눈을 뜨고 멀리 나는 것을 보니
너는 분명히 무거운 임무를 지녔나 보다
어찌나 투명한지 하늘이 모두 비치는
고운 날개를 선물로 받았으니
네 목숨 다하여 하늘로 날아야 한다,
차디찬 물속에서의 어린 시절
그 연단이 얼마나 숨이 막혔겠는가,
하지만 모든 시련을 이기고
맨 처음에 물 밖으로 나왔을 때
저 하늘은 얼마나 네게 힘찬 길이었겠는가
살이 찢어지는 그 아픔쯤은
상긋 웃으면서 참을 수 있었겠지
날개돋이는 그만큼 특별한 은총
너야말로 이 세상 펼쳐져 있는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알 수 있으니
확실히 너는 큰 그릇으로 쓰시려나 보다
높이 날아서 넓게 사는 걸 보니.
(2006년)
'대표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이 뱀처럼/ 김 재 황 (0) | 2022.03.26 |
---|---|
단단한 선물/ 김 재 황 (0) | 2022.03.25 |
맹꽁이의 감사기도/ 김 재 황 (0) | 2022.03.25 |
그분과 학춤을/ 김 재 황 (0) | 2022.03.24 |
숲을 잃고 말았으니/ 김 재 황 (0) | 2022.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