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절 자하가 마주하여 말했다
子夏對曰 今夫古樂 進旅退旅 和正以廣 弦匏笙篁 會守拊鼓 始奏以文 復亂以武 治亂以相 訊疾以雅 君子於是語 於是道古 修身及家 平均天下 此古樂之發也 今夫新樂 進俯退俯 姦聲以濫 溺而不止 及優侏儒 獶雜子女 不知父子 樂終不可以語 不可以道古 此新樂之發也 今君之所問者 樂也 所好者 音也 夫樂者與音相近而不同(자하대왈 금부고악 진려퇴려 화정이광 현포생황 회수부고 시주이문 복란이무 치란이상 신질이아 군자어시어 어시도고 수신급가 평균천하 차고악지발야 금부신락 진부퇴부 간성이람 익이불지 급우주유 요잡자녀 불지부자 락종불가이어 불가이도고 차신악지발야 금군지소문자 악야 소호자 음야 부락자여음상근이불동).
자하가 마주하여 말했다. “이제 무릇 옛 음악은 ‘앞으로 나가는 것도 일제히 하고 뒤로 물러가는 것도 일제히 하며’(진려퇴려) 고르고 바름으로써 넓습니다.(화정이광) ‘현’(금슬)과 ‘생황’(단지 ‘笙’이라는 뜻과 같은)을 합주하여 그 음조를 문란하지 않도록 서로 보수하여(회수) ‘부’(북 비슷한 악기)와 ‘고’(북)를 쳐서 ‘문’(武에 대한 文. 여기에서 ‘문’은 북)으로써 연주를 시작합니다. ‘무’(武: 여기에서 ‘무’는 징)로써 어지러움을 다시 찾고 ‘상’(‘拊’를 이르는 말)으로써 얽힌 것을 다스리며 ‘아’(모양은 칠통 같으며 양의 가죽으로 둘러싼 것. 춤추는 자의 동작을 조절할 때 사용)로써 춤추는 자의 빠른 것을 바로잡습니다. 군자가 이에 있어(於是: 음악의 의의와 효과) 말하고 이에 있어 길을 회고하며 몸을 닦아서 집에 이르고 온 세상을 바르고 고르게 합니다. 이것이 옛 ‘악’(음악)의 ‘폄’(發)입니다. 이제 무릇 새 ‘악’(음악)은 나가는 것도 구부리고 물러가는 것도 구부리며(진부퇴부: 춤추는 자가 부복곡절하여 행렬이 어지러운 것) 넘침으로써 소리가 간사하고 음란에 흘러서 멈출 줄 모릅니다. 배우와 왜자 따위가 자녀들 사이에 뒤섞여 춤추게 되기에 이르니 아버지와 자식의 윤리도 알지 못합니다. ‘악’(음악)이 끝나도 이로써 말할 게 없고 길로써도 회고할 게 없습니다. 이것이 새 ‘악’(음악)의 ‘폄’(發)입니다. 이제 주군께서 물으시는 바는 ‘악’(음악)입니다. 좋아하시는 바는 ‘음’(소리)입니다. 무릇 ‘악’(음악)이란 것은 ‘음’(소리)과는 서로 가까우면서도 같지 않습니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스승격인 사람이 마주하여 말했다. “이제 무릇 옛 시조 내용은 ‘앞으로 나가는 것도 일제히 하고 뒤로 물러가는 것도 일제히 하며’(진려퇴려) 고르고 바름으로써 넓습니다.(화정이광) ‘유곡절해’ 등으로 그 음조를 문란하지 않도록 서로 보수하여(회수) ‘기호’ 등을 찍어서 ‘문’(씩씩한 멋)으로써 노래를 시작합니다. ‘씩씩함’으로써 어지러움을 다시 찾고 ‘어루만짐’으로써 얽힌 것을 다스리며 ‘철통과 같음’으로써 멋의 빠름을 바로잡습니다. 선비가 이에 있어(於是: 시조 내용의 의의와 효과) 말하고 이에 있어 길을 회고하며 몸을 닦아서 집에 이르고 온 세상을 바르고 고르게 합니다. 이것이 옛 ‘시조 내용’의 ‘폄’(發)입니다. 이제 무릇 새 ‘시조 내용’은 나가는 것도 구부리고 물러가는 것도 구부리며 넘침으로써 소리가 간사하고 음란에 흘러서 멈출 줄 모릅니다. 배우와 소인 따위가 자녀들 사이(음률)에 뒤섞여 멋을 내게 되기에 이르니 아버지와 자식의 윤리도 알지 못합니다. ‘시조 내용’이 끝나도 이로써 말할 게 없고 길로써도 회고할 게 없습니다. 이것이 새 ‘시조 내용’의 ‘폄’(發)입니다. 이제 물으시는 바는 ‘시조 내용’의 의의이고, 좋아하시는 바는 그 ‘음률’입니다. 무릇 ‘시조 내용’이란 것은 ‘음률’과는 서로 가까우면서도 같지 않습니다.”>
[녹시 생각]
이 절에서는 ‘고악’(古樂)과 ‘신악’(新樂)에 대한 정사(正邪)를 밝히고 있다. 시조에서도 마찬가지로 ‘고시조’와 ‘현대시조’에 대한 내용에도 ‘바르고 어긋남’이 존재한다. 예컨대 고시조를 보면, 많은 작품이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현대인들의 측면에서 보면 진부하기 그지없는 내용이다. 지금 무슨 바름이겠는가. 현대는, 충성심이 아니라, 정의로움이 요구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또, 기생과의 정담 이야기도 있긴 있지만, 이 또한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드러내놓고 미화하기에는 마땅하지 않다. 다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예나 이제나 마찬가지이겠으나,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잘 지킨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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