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46절, 음란하고 더러운 소리(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26. 12:54

제46절 음란하고 더러운 소리

 文侯曰 敢問溺音何從出也 子夏對曰 鄭音好濫淫志 宋音燕女而溺志 衛音趨數煩志 齊音敖辟喬志 此四者 皆淫於色而害於德 是以祭祀弗用也(문후왈 감문익음하종출야 자하대왈 정음호람음지 송음연여이익지 위음추삭번지 제음오벽교지 차사자 개음어색이해어덕 시이제사불용야). 

 문왕이 말했다. “감이 묻는데 ‘음란하고 더러운 소리’(익음)는 어디서 나왔는가?” 스승격인 자하가 마주해서 말했다. “정나라 소리는 넘침을 좋아하고 뜻이 음란합니다. 송나라의 소리는 여색에 편안하여 뜻에 빠집니다. 위나라 소리는 바쁘고 절박하여 뜻이 번거롭습니다. 제나라 소리는 교만하고 까부라져서 뜻이 교만합니다. 이 4가지는 모두 여색에 엉큼하여 베풂에 해롭습니다. 이렇기에 제사에 쓰지 않는 것입니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시조작가가 말했다. “감이 묻는데 ‘음란하고 더러운 음률’은 어디서 나왔습니까?” 스승격인 자하가 마주해서 말했다. “나라가 나태할 때의 음률은 넘침을 좋아하고 뜻이 음란합니다. 나라가 혼탁할 때의 음률은 여색에 편안하여 뜻에 빠집니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의 음률은 바쁘고 절박하여 뜻이 번거롭습니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의 음률은 교만하고 까부라져서 뜻이 교만합니다. 이 4가지는 모두 여색에 엉큼하여 베풂에 해롭습니다. 이렇기에 민족시에 쓰지 않는 것입니다.”>

[녹시 생각]
 이 절은 ‘음란하고 더러운 소리’(익음)이 일어난 까닭의 물음에 대한 대답을 기술하고 있다. 나라가 나태에 빠졌다든가 혼탁하다든가 위태롭다든가 어지럽다든가 할 때에는 시조 내용도 엉큼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음란하고 더러운 음률’을 지닐 수밖에 없다. 그러면 여기에서 부적절한 시조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한다.
 예컨대 관념어나 한자가 남발된 경우가 있다. 이는, 과잉 친절이다. 독자에게서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뺏는다. 설명된 진술로 일관된 예도 있다. 시조는 음문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시적 언어는 다의적이다. 이처럼 다의적인 것을 시어의 애매성(曖昧性, ambiguity)이라고 한다. 이는 오히려 ‘시조나 시의 특성이며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시조가 일반 산문처럼 길지도 않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감정을 담을 수 있다. 이는, 바로 이 애매성 때문이기도 하다. 
 시조가 ‘민족시’라는 점을 생각할 때 함부로 지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