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45절, 감히 묻는데 어떻게 다른가?(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3. 26. 07:36

제45절 감히 묻는데 어떻게 다른가?

 文侯曰 敢問何如 子夏對曰 夫古者天地順而四時當 民有德而五穀昌 疾疢不作而無妖祥 此之謂大當 然後聖人作爲父子君臣 以爲紀綱 紀綱旣正 天下大定 天下大定 然後正六律 和五聲 弦歌詩頌 此之謂德音 德音之謂樂 詩云 莫其德音 其德克明 克明克類 克長克君 王此大邦 克順克比 比于文王 其德靡悔 旣受帝祉 施于孫子 此之謂也 今君之所好者 其溺音乎(문후왈 감문하여 자하대왈 부고자천지순이사시당 민유덕이오곡창 질진불작이무요상 차지위대당 연후성인작위부자군신 이위기강 기강기정 천하대정 천하대정 연후정육율 화오성 현가시송 차지위덕음 덕음지위락 시운 막기덕음 기덕극명 극명극류 극장극군 왕차대방 극순극비 비우문왕 기덕미회 기수제지 시우손자 차지위야 금군지소호자 기익음호).

 문후가 말했다. “감히 묻는데 어떻게 다른가?” 자하가 마주하여 말했다. “무릇 옛 것에는 하늘과 땅이 고분고분해서 4시가 질서를 잃지 않았고(사시당) 백성이 베풂이 있어서 오곡이 풍성했습니다. 전염병이 생기지 않았고 불가사의한 재액(요상)이 없었습니다. 이를 ‘크게 고르고 같아서 정제된 세상’(대당)이라고 일컫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성인이 기강을 세우기 위하여 ‘부자’와 ‘군신’의 예를 만들었습니다. 기강이 이미 바로 되니 온 세상이 크게 정하여졌습니다. 온 세상이 크게 정하여진 다음에야 6률을 바르게 하고 5소리울림을 고르게 해서 금슬을 탄주하며 시경의 ‘풍아’와 그 ‘송’을 노래했습니다. 이를 ‘베풂 소리’(德音: 도덕의 성음)라고 일컬으며, ‘베풂 소리’를 ‘악’(음악)이라고 일컫습니다. ‘시’(시경- 대아 ‘황의편’ 주나라 ‘왕계’의 덕을 기리는 노래. ‘왕계’는 ‘문왕’의 아버지)에 이르기를 <그 ’베풂 소리‘가 맑고 고요하니 그 베풂을 속속들이 잘 밝혔네. 속속들이 잘 밝혀서 잘 분별했으며 능히 어른이고 능히 임금으로서 이 주나라 다스리는 왕이 되시니 익숙하게 잘 따르고 익숙하게 잘 이르렀네. 문왕에 이르러서도 그 덕에 흠이 없으시니 이미 받으신 하늘의 복이 손자에까지 미치게 되었네.>라고 했습니다. 이는 이를 두고 일컫는 것입니다. 이제 주군께서 좋아하시는 것은 그 ’음란하고 더러운 소리‘(익음)인 것입니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시조작가가 말했다. “감히 묻는데 어떻게 다릅니까?” 스승격인 사람이 마주하여 대답했다. “무릇 옛것에는 하늘과 땅이 고분고분해서 4시가 질서를 잃지 않았고(사시당) 사람들은 베풂이 있어서 오곡이 풍성했습니다. 전염병이 생기지 않았고 불가사의한 재액(요상)이 없었습니다. 이를 ‘크게 고르고 같아서 정제된 세상’(대당)이라고 일컫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뜻 있는 이’가 기강을 세우기 위하여 ‘나라’와 ‘고을’의 ‘시조 형식’을 만들었습니다. 기강이 이미 바로 되니 온 세상이 크게 정하여졌습니다. 온 세상이 크게 정하여진 다음에야 여러 율을 바르게 하고 내재율을 고르게 해서 ‘유곡절해’의 흐름을 노래했습니다. 이를 ‘베풂의 율’(德音: 도덕의 성음)이라고 일컬으며, ‘베풂의 율’을 ‘시조 내용’이라고 일컫습니다. ‘시’에 이르기를, 그 ‘베풂의 율이 맑고 고요하니 그 베풂을 속속들이 잘 밝혔네. 속속들이 잘 밝혀서 잘 분별했으며 능히 어른이고 능히 윗사람으로서 나라를 이끄는 으뜸이 되시니 익숙하게 잘 따르고 익숙하게 잘 이르렀네. 후대에 이르러서도 그 덕에 흠이 없으시니 이미 받으신 하늘의 복이 후손에까지 미치게 되었네.’라고 했습니다. 이는 이를 두고 일컫는 것입니다. 이제 시조작가께서 좋아하시는 것은 그 ’음란하고 더러운 음률‘(익음)인 것입니다.”>

[녹시 생각]
 이 절에서는, 문후가 ‘악’과 ‘음’이 다르다는 자하의 주장에 의문을 표시하자, 자하가 다시 ‘악’과 ‘음’의 다름을 역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시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뜻 있는 이’가 먼저 ‘시조 형식’을 만들고 나서 온 세상이 크게 정해진 다음에야 ‘시조 내용’을 지었는데, 이 ‘시조 내용’을 모르고 음률만을 좋아하는 것은 ‘베풂의 음률’이 아니라는 뜻일 것 같다. 
 시조 내용에는 ‘절제미’ ‘긴장미’ ‘균제미’ ‘완결미’ 등이 있다. 알맞게 조절하여 제한하여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게 ‘절제미’이고, 팽팽하게 켕김으로써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게 ‘긴장미’이며, 균형이 잡히어 잘 어울림으로써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게 ‘균제미’이고, 의미상의 결합이 완전하게 끝을 맺음으로써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게 ‘완결미’이다. 이런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고 그저 귀만 즐거운 경우라면 당연히 ‘베풂의 음률’이 아닐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