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절 ‘악’이란 ‘황종과 대려’를
樂者 非謂黃鐘大呂弦歌干揚也 樂之末節也 故童者舞之 鋪筵席 陳尊俎 列邊豆 以升降爲禮者 禮之末節也 故有司掌之 樂師辨乎聲詩 故北面而弦 宗祝辨乎宗廟之禮 故後尸 商祝辨乎喪禮 故後主人 是故德成而上 藝成而下 行成而先 事成而後 是故先王有上有下 有先有後 然後可以有制於天下也(악자 비위황종대여현가간양야 락지말절야 고동자무지 포연석 진존조 열변두 이승강위례자 례지말절야 고유사장지 악사변호성시 고북면이현 종축변호종묘지례 고후시 상축변호상례 고후주인 시고덕성이상 예성이하 행성이선 사성이후 시고선왕유상유하 유선유후 연후가이유제어천하야).
‘악’(음악)이란 ‘황종과 대려’(둘 다 12율의 하나. ‘황종’은 陽律의 主된 것. ‘대려’는 陰律의 主된 것. 그러므로 특히 2가지만 들었다.)를 현기(弦器=琴瑟)에 맞춰 노래하고(弦歌), ‘간양’(干揚. ‘揚’= ‘戚’인데, ‘간척’은 춤추는 사람이 손에 잡는 것)을 일컬음이 아니다. 이는, ‘악’(음악)의 끝마디이다. 그러므로 어린이가 춤추고, 대자리를 펴서 술통(尊)과 ‘제물 담는 그릇’(俎)을 늘어놓으며(陳) ‘변두’(‘변’은 대나무로 만든 제기. ‘두’는 나무로 만든 제기. ‘乾肉’ 따위를 담는다.)를 벌여놓고 제단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升降)으로 ‘예’(예절)를 삼는 것도 그와 같은 끝마디이다. 그러므로 ‘유사’가 이를 맡는데(掌之) ‘악사’(악관. ‘대사’와 ‘소사’의 구별이 있다.)는 ‘성시’(聲詩: 詩篇 및 聲調를 말함)를 다스려서 바르게 하므로(辯) ‘북면’(신하가 서는 위치. 남면하는 임금에 비해 지위가 낮음)하여 현악을 연주하고, ‘종축’(종묘에서 제사할 때 尸를 안내하고 또 告語 등을 관장하는 벼슬아치)은 종묘의 예(예절)를 다스려서 바르게 한다. 그러므로 ‘시’(시동)를 뒤따른다. ‘상축’(상례 때 주인 및 빈객의 안내와 접대를 도와주는 사람. ‘상축’이라고 한 것은, 상례는 商, 즉 은나라 때의 예를 참작하여 행했으므로 ‘관명’에 ‘상’ 자를 붙임)은 상례를 다스려서 바르게 한다. 그러므로 주인에 뒤따른다.(후주인) 이렇기에 베풂이 이루어지는 자리는 위가 되고(덕성이상) 재주(藝)가 이루어지는 자리는 아래가 되며, 행위를 이루는 자리는 앞이 되고(행성이선) 일이 이루어지는 자리는 뒤가 된다.(사성이후) 이렇기에 선왕은 윗자리가 있고 아랫자리가 있으며 앞자리가 있고 뒷자리가 있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온 세상에 제도를 있게 할 수 있었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시조 내용’이란 ‘음률’을 ‘유곡절해’에 맞춰 노래하고(弦歌), ‘기호’를 일컬음이 아니다. 이는, ‘시조 내용’의 끝마디이다. 그러므로 동심으로 멋을 내고, ‘음보’나 ‘구’(句)와 ‘장’(章)을 늘어놓으며(陳) ‘글자의 크기와 간격‘ 등을 벌여 놓고 기호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升降)으로 ‘시조 형식’을 삼는 것도 그와 같은 끝마디이다. 그러므로 ‘대신하는 이’가 이를 맡는데(掌之) ‘시조 낭송’은 ‘성시’(聲詩: 詩篇 및 聲調를 말함)를 다스려서 바르게 하므로(辯) ‘고을’에서는 나라를 바라보고 노래하고, ‘나라’에서는 민족의 얼을 담아서 나라의 시조 형식을 다스림으로써 바르게 한다. ‘고전학자’는, ‘고시조’의 ‘시조 형식’을 다스려서 바르게 한다. 그러므로 옛사람에 뒤따른다.(후주인) 이렇기에 베풂이 이루어지는 자리는 위가 되고(덕성이상) 재주(藝)가 이루어지는 자리는 아래가 되며, 행위를 이루는 자리는 앞이 되고(행성이선) 일이 이루어지는 자리는 뒤가 된다.(사성이후) 이렇기에 옛 시조 작가는 윗자리가 있고 아랫자리가 있으며 앞자리가 있고 뒷자리가 있었다. 그렇게 하고 나서 온 세상에 ‘형식’이 있게 할 수 있었다.>
[녹시 생각]
이 절에서는 ‘베풂이 이루어지는 자리는 위가 되고 재주가 이루어지는 자리는 아래가 된다.’라는 구절이 가슴에 오래 남는다. 이 절에서는 ‘높은 베풂’과 ‘낮은 베풂’을 생각하게 된다. 노자의 ‘도경과 덕경’의 한 구절을 본다.
‘높은 베풂은 베풂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베풂이 있다. 낮은 베풂은 베풂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므로 베풂이 없다.’
이 원문은 다음과 같다. ‘上德不德 是以有德 下德不失德 是以無德’(상덕부덕 시이유덕 하덕불실덕 시이무덕)[노자 제38장 중]
무릇 시조를 짓는 데에는 ‘베풂’의 정성스러움이 가장 중요하다. 자칫 재주를 가지고 시조를 지으려고 한다면 오히려 이 세상을 혼란하게 만들 뿐이다. 특히 시조는 정성을 다해서 지어야 한다.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시조 안에 자신의 혼을 불어 넣을 수가 없다. 그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 감동을 전하기가 어렵다. 시조는 지극한 정성으로 생명을 얻고 그 정성에 힘을 얻음으로써 큰 날개를 편다.
‘성’(誠)이라는 글자는 ‘말한 바를 이루도록 공을 들인다.’라는 뜻을 지녔다. 그래서 ‘정성’을 비롯하여 ‘진심’ ‘참된 마음’ ‘사실’ ‘실정’ ‘마음을 참되게 가지다.’ ‘삼가다’ ‘공경함’ ‘실답다’ ‘자세하다’ ‘정성스럽게 하다’ ‘참으로’ ‘진실로’ 등의 여러 뜻을 지닌다. 이 ‘성’(誠)에 대한 이야기가 ‘중용’(中庸)에 담겨 있다. 자사(子思)는, ‘자기 할아버지인 공자(孔子)와 노나라 임금인 애공(哀公)이 나눈 이야기’를 중용에 정감 있게 담았다. 다시 말해서 늙은 ‘공자’와 어린 임금인 ‘애공’이 주고받은 이야기이다. 애공은 공자에게 ‘백성을 다스리는 일’에 관하여 물었다. 다음은 ‘공자’의 대답 중의 한 대목이다.
“‘성’ 그 자체는 하늘의 길입니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길입니다. ‘성’ 그 자체는 힘쓰지 않아도 들어맞고 생각하지 않아도 얻게 되며 마음을 편안하게 지녀도 길에 들어맞으니 성인의 경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착함을 택하여 굳게 잡고 실천하는 자세’를 가리킵니다.”[‘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 誠者 不勉而中 不思而得 從容中道 聖人也 誠之者 擇善而固執之者也’(성자 천지도야 성지자 인지도야 성자 불면이중 불사이득 종용중도 성인야 성지자 택선이고집지자야) 중용 20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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