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절 ‘사을’이 말했다
師乙曰 乙踐工也 何足以問所宜 請誦其所聞 而吾子自執焉 寬而靜柔而正者 宜歌頌 廣大而靜 疏達而信者 宜歌大雅 恭儉而好禮者 宜歌小雅 正直而靜 廉而謙者 宜歌風 肆直而慈愛者 宜歌商 溫良而能斷者 宜歌齊 夫歌者 直己而陣德也 動己而天地應焉 四時和焉 星辰理焉 萬物育焉(사을왈 을천공야 하족이문소의 청송기소문 이오자자집언 관이정유이정자 의가송 광대이정 소달이신자 의가대아 공검이호례자 의가소아 정직이정 렴이겸자 의가풍 사직이자애자 의가상 온량이능단자 의가제 부가자 직기이진덕야 동기이천지응언 사시화언 성진이언 만물육언).
‘사을’(악사 ‘을’)이 말했다. “나(乙)는 천한 ‘공’(악공)입니다. 마땅한 바의 물음으로써 무엇이 족하겠습니까? 그 들은 바를 외울 터이니 당신이 스스로 가려서 잡으십시오. ‘너그럽고’ ‘고요하고 부드러우며’ 바른 사람은 ‘송’(頌: 시경의 송)을 노래함이 마땅하고, 넓고 커서 고요하며 트임이 이르러서 믿음이 있는 사람은 마땅히 ‘대아’(시경의 대아)를 노래함이 마땅하며, 공손하고 검소하며 ‘예’(예절)을 좋아하는 사람은 ‘소아’(시경의 소아)를 노래함이 마땅합니다. 바르고 곧아서 고요하고 검소하고 겸손한 사람은 ‘풍’(시경의 풍)을 노래함이 마땅하고, 크고 길며 곧아서 자비롭고 아낌이 있는 사람은 마땅히 ‘상’(시경의 상 나라 노래)을 노래함이 마땅하며, 좋음을 익혀서 끊기를 잘하는 사람은 ‘제’(시경의 제 나라 노래)를 노래함이 마땅합니다. 무릇 노래란 나를 바르게 해서 베풂을 늘어놓는 것입니다. 나를 움직여서 하늘과 땅이 응하고, 4시가 조화되며 성신(별)이 다스려지고 만물이 자랍니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학자’가 말했다. “나는 학자일 뿐입니다. 마땅한 바의 물음으로써 무엇이 족하겠습니까? 그 들은 바를 외울 터이니 당신이 스스로 가려서 잡으십시오. ‘너그럽고’ ‘고요하고 부드러우며’ 바른 사람은 ‘기리는 시조’를 노래함이 마땅하고, 넓고 커서 고요하며 트임이 이르러서 믿음이 있는 사람은 마땅히 ‘크게 높이는 시조’를 노래함이 마땅하며, 공손하고 검소하며 ‘시조 형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작게 높이는 시조’를 노래함이 마땅합니다. 바르고 곧아서 고요하고 검소하며 겸손한 사람은 ‘바람의 시조’를 노래함이 마땅하고, 크고 길며 곧아서 자비롭고 아낌이 있는 사람은 마땅히 ‘옛 나라’를 노래함이 마땅하며, 좋음을 익혀서 끊기를 잘하는 사람은 ‘큰 고을’을 노래함이 마땅합니다. 무릇 노래란 나를 바르게 해서 베풂을 늘어놓는 것입니다. 나를 움직여서 하늘과 땅이 응하고, 4시가 조화되며 성신(별)이 다스려지고 만물이 자랍니다.”>
[녹시 생각]
시조시인의 경우에 자기 작품을 많은 사람이 노래한다면 그처럼 즐거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독자를 의식해서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 있도록 작품을 쓸 수야 있겠는가. 그건 ‘아첨’일 뿐이다. 순수성을 잃은 글은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시조는 그 첫째가 참이어야 한다. 진실해야 한다.
나는, 이 세상에서 시(시조) 하나만이라도 진실해야 한다고 여긴다. 시(시조)가 그 진실을 지키지 못한다면 과연 무엇이 진실을 지킬 수 있겠는가. 누구보다도 시인은 시를 아름답고 순수하게 지켜야만 한다. 시조를 짓는 일과 시조를 읽는 일이 모두 수신(修身)이 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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