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의 악기론

제72절, 무릇 '악'은 선왕의 기쁨을 아름답게 꾸미던 것(역: 녹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4. 4. 07:42

제72절 무릇 ‘악’은 선왕의 기쁨을 아름답게 꾸미던 것

 夫樂者 先王之所以飾喜也 軍旅鈇鉞者 先王之所以飾怒也 故先王之喜怒 皆得其儕焉 喜則天下和之 怒則暴亂者畏之 先王之道 禮樂可謂盛矣(부악자 선왕지소이식희야 군려부월자 선왕지소이식노야 고선왕지희노 개득기제언 희칙천하화지 노칙폭란자외지 선왕지도 예악가위성의).

 “무릇 ‘악’(음악)은 선왕의 기쁨을 아름답게 꾸미던 것이다. 군대(군려)와 ‘부월’(칼과 도끼)은 선왕의 노여움을 아름답게 꾸미던 것이다. 그러므로 선왕의 기쁨과 노여움은 모두 ‘제’(동류)를 얻었다. 기뻐하면 곧 세상 사람들이 이에 서로 응했고 노여워하면 난폭한 자가 이를 두려워했다. 선왕의 길은 ‘예’와 ‘악’이 넘친다고 일컬을 수 있다.” (녹시 역)

 ‘시조’의 경우- <“무릇 ‘시조 내용’은 옛 시조작가의 기쁨을 아름답게 꾸미던 것이다. ‘강조’와 ‘의문’ 등은 옛 시조작가의 노여움을 아름답게 꾸미던 것이다. 그러므로 옛 시조작가의 기쁨과 노여움은 모두 ‘제’(동류)를 얻었다. 기뻐하면 곧 세상 사람들이 이에 서로 응했고 노여워하면 난폭한 자가 이를 두려워했다. 옛 시조작가의 길은 ‘시조 형식’과 ‘시조 내용’이 넘친다고 일컬을 수 있다.”>

[녹시 생각]
 무엇보다도 옛시조 작가의 기쁨과 노여움을 알고 응하려면 특히 시조의 종장을 잘 살펴야 한다. 시조는 종장에 그 중심사상이 들어 있다. 한 마디로 시조의 완결미를 이루는 ‘심장’이라고나 할까? 아무리 초장과 중장이 아름답게 되어 있더라도 종장이 그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하면 그 작품은 실패작이 된다. 음보의 음수율도 그 기본형이 초장과 중장은 모두 3, 4, 4, 4이지만, 종장은 일대 변혁을 일으켜서 3, 5, 4, 3이 된다. 파격의 허용되는 범위에서도, 종장의 첫 음보의 음수율은 반드시 3이어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가감을 할 수 없다. 그리고 둘째 음보의 음수율은 5~ 7로 좀 너그럽고 끝 구(句)의 각 음보 음수율은 4, 3이나 4, 4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구(句)의 음보 음수율을 4, 3으로 하는 곳은 종장 ‘끝 음보’의 경우뿐이다. 이를 ‘역진’(逆進)이라고 하는데, ‘끝마치는 느낌’을 준다. 이 역진을 초장이나 중장에 사용하면 매끄럽게 이어짐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