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시조

정자나무/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11. 6. 15:23

                   정자나무

                                           김 재 황


안개 낀 꿈속에서 걸어 나온 허울인데
뒷산과 시냇물을 벌린 품에 감싸 안고
넉넉히 큰 몸짓으로 달을 향해 웃는다.

이따금 저린 무릎 주무르며 앉은 자리
잊었던 조상님들 굵은 함자 펼쳐 들고
말없이 가꾸는 고향 하얀 소식 보인다.

살과 살 비비면서 살려 가는 불씨인가,
정다운 이야기를 줄에 꿰어 목에 걸고
등 넓은 느티나무가 동구 밖을 지킨다.

'대표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행나무, 잎이 지다/ 김 재 황  (0) 2022.11.06
나야말로 뚱딴지/ 김 재 황  (0) 2022.11.06
관악산을 바라보며/ 김 재 황  (0) 2022.11.06
꿈/ 김 재 황  (0) 2022.11.06
오! 저 단풍/ 김 재 황  (0) 202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