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나무
김 재 황
안개 낀 꿈속에서 걸어 나온 허울인데
뒷산과 시냇물을 벌린 품에 감싸 안고
넉넉히 큰 몸짓으로 달을 향해 웃는다.
이따금 저린 무릎 주무르며 앉은 자리
잊었던 조상님들 굵은 함자 펼쳐 들고
말없이 가꾸는 고향 하얀 소식 보인다.
살과 살 비비면서 살려 가는 불씨인가,
정다운 이야기를 줄에 꿰어 목에 걸고
등 넓은 느티나무가 동구 밖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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