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숨결 네 가슴 스밀 때] 편
벚꽃 잔치
김 재 황
화사한 눈망울로 별을 빌어 속삭이는
저만치 터널 뚫고 달려 나온 춘삼월이
가로수 벌린 가지에 화신으로 닿는가.
향기를 품은 구름 일렁이는 달빛인데
아직도 시린 바다 거둔 물빛 출렁여도
오색등 켜는 군무로 혼불들이 사윈다.
천자봉 흔들리면 진해탑도 더워 오고
국도를 쌩쌩 달려 쏟아놓을 탄성인 양
밤하늘 불꽃놀이가 슬픔 흩듯 곱구나.
채웠던 자리마다 질기게도 꼬리 끌며
꽃잎은 아픈 임종 가는 눈발 부서진다,
또렷이 새파란 잎이 일기장을 펼치리.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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