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사는 숲] 편
거제수나무
김 재 황
깊숙한 산골 숲에 물소리로 일어서서
바람을 따라가듯 처음 일을 가늠하고
깃발이 내건 몸짓에 녹음으로 사느니.
소매를 스쳤는데 정이 드는 잎사귀들
마음은 둥글지만 ‘맺고 끊다.’ 날카롭고
선명히 내보인 뜻이 맥박으로 뛰느니.
물오른 한낮에는 몸단장을 다시 하고
나서긴 하였으나 안타깝게 지닌 사연
가슴에 새긴 글자를 되새기며 가느니.
(199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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